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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연예인 급' 인기 누린 '뚜벅이 안철수'

고수정 기자
입력 2017.05.08 00:02
수정 2017.05.08 06:23

<현장> 서울서 4일차 '뚜벅이 유세'…지지자·시민 인산인해

유권자에 일일이 악수·셀카…강남 인근 580m 40분 만에 돌파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7일 오후 서울 강남역 앞에서 유권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7일 오후 서울 강남역 앞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이 상륙한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7일 서울에서 진행한 4일차 ‘뚜벅이 유세’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국민의당 상징색 ‘녹색’의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잠실과 강남, 홍대에서 막판 표심 공략에 나선 안 후보는 열성 지지자들은 물론 젊은층으로부터 ‘연예인 급’ 인기를 누렸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20분께 연두색 줄무늬 셔츠와 면바지, 베이지색 면바지, 검정색 배낭과 운동화를 신고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에 등장했다. 안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수백 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사진 촬영과 사인을 요청했다. 안 후보는 손길이 닿는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사진 촬영에도 흔쾌히 응했다.

안 후보를 마주한 시민들은 “후보님 응원합니다” “시대정신이 후보님 편입니다” “파이팅하세요” “국민이 이깁니다” 등의 말을 건네며 응원했다.

그는 수많은 시민들 앞에서 자신의 말을 한 마디씩 시민들이 따라하게 하는 일명 ‘소리통’ 유세를 진행했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는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1번과 2번은 과거다. 3번은 미래”라고 소리쳤다. 이어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과거에 머무르면 미래가 없다”며 “청년의 꿈을 빼앗는 3대 비리인 입학비리, 병역비리, 취업비리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풍’은 강남에서 더욱 실현된 모습이었다. 오후 5시께 강남역에 도착한 안 후보를 시민 500여 명이 맞았다. 안 후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 때문에 곳곳에서 “다쳐요” “밀지 마세요” 등의 고성도 오고 갔으며, 더운 날씨에 지지자들의 열기까지 겹쳐 상의가 젖은 채로 안 후보를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지자들과 시민들은 안 후보의 기호 ‘3’을 손가락으로 표현하며 따라다녔다.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시작해 11번 출구로 이어진 ‘ㄷ’자 유세 코스는 불과 약 580m밖에 되지 않았지만, 40여 분을 걸려 돌파했다. 인파가 점점 몰려 한 발짝도 내딛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는 악수와 사진 요청에 대부분 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많은 사람 때문에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는 시민을 위해 직접 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한 중년 여성은 안 후보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하고, 또 다른 여성은 “아들이 3번 찍으라고 해서 찍었다”고 응원했다. “제발 이겨 달라” “꼭 파이팅하세요” “힘내세요” 등의 응원도 이어졌다. 가게 앞까지 꽉 찬 인파 때문에 일부 상인과 시민들은 “가게 앞이니까 비켜 달라”고 말하기도 했으며, 한 여학생은 “왜 하필 여기서 하느냐”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안 후보의 캐릭터 인형과 함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홍대로 이동하기 위해 오후 5시 45분께 지하철 2호선에 몸을 실었다. 그는 강남역에서 홍대입구역으로 이동하는 약 40분의 시간 동안 서서, 또는 앉아서 시민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연기를 전공한다는 한 대학생이 졸업 이후를 걱정하자, 안 후보는 “지금 4차 산업혁명 얘기하면서 기술만 얘기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인문학이나 또는 예술·문화 이런 쪽에 저는 더 투자해야 된다고 본다”며 “이런 쪽이 제대로 발전해야 우리나라가 골고루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저는 국가가 (문화 발전에) 더 책임져야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시대정신이 격차해소라고 저는 5년 전부터 이야기해 왔다. 격차라는 게 빈부격차뿐 아니라 남녀격차·지역격차·세대격차·교육격차·대기업-중소기업 격차·정규직-비정규직 격차가 있다”며 “저는 격차를 악화시키는 악순환 고리를 끊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 없다고 본다. 다음 정부부터라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한다는 걸 철칙으로 삼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공약과 관련한 설명 외에도 자신의 배낭에 달려있던 영화 ‘토이스토리’ 캐릭터 ‘알린’ 인형을 언급하며 청년층에 다가가려 노력했다. 그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지지자들이) 하나씩 인형을 달아줬다”며 “왜 달았나 했더니 눈이 세 개다. (제 기호가) 3번이라고 이렇게 달아주셨는데 훈장처럼 한 도시 한 도시 걸을 때마다 인형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학생에게 ‘알린’ 인형과 같이 붙어있던 연두색 돌고래 인형을 선물했다.

안 후보는 이어 홍대에서 유세차에 올라 잠깐 동안 연설을 한 후 다시 ‘뚜벅이 유세’를 진행했다. 이후 여의도 밤도깨비야시장, 신촌역, 서울역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수도권 표심 자극에 시간을 쏟았다. 안 후보는 선거 운동 마지막 날인 8일에는 충청에서 ‘중원’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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