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일제시대의 희망궁전 ‘딜쿠샤’ 자료 508점 서울 귀환

이선민 기자
입력 2016.12.20 17:35
수정 2016.12.20 17:39

3·1운동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 3대의 가옥 복원

앨버트 테일러(Albert W. Talyor)의 손녀 제니퍼 L. 테일러(Jennifer L. Talyor)가 기증한 딜쿠샤 앨범. ⓒ서울역사박물관

앨버트 테일러(Albert W. Talyor)의 손녀 제니퍼 L. 테일러(Jennifer L. Talyor)가 기증한 딜쿠샤 앨범 속 딜쿠샤 내부구조 사진. ⓒ서울역사박물관

3·1운동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 3대의 가옥 복원

1919년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가 딜쿠샤 관련 자료 451점을 서울역사박물관에 추가 기증했다. 이로써 테일러 가문의 기증품은 총 508점이 됐다.

20일 서울역사박물관은 앨버트 테일러(Albert W. Talyor)의 손녀 제니퍼 L. 테일러(Jennifer L. Talyor, 미국 캘리포니아 멘도시노 거주)가 지난 2월 딜쿠샤(Dilkusha) 관련자료 57점을 기증한 데 이어 추가로 451점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서울시와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종로구는 70년만에 딜쿠샤를 원형대로 복원해 3·1 운동 100주년인 2019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앨버트 테일러가 추방된 이후 딜쿠샤에 불법 거주하던 12가구가 있으나 협약을 통해 이주할 예정이다.

힌두어로 ‘희망의 궁전’ ‘행복한 마음’이라는 뜻이 딜쿠샤는 서울 종로구 사직 2길 17에 위치한 서양식 가옥이다. 1923년 앨버트 테일러가 빨간 벽돌로 건축한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의 근대건축 발달 양상 연구에 중요한 건물로 꼽힌다.

아버지와 함께 금광을 경영하며 UPI 통신사의 서울 특파원을 겸임한 앨버트 테일러는 1919년 3·1운동을 세계에 알렸다. 제암리 학살사건, 고종장례식 등을 취재한 그는 이후 조선총독부에 의해 추방됐다가 한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에 따라 양화진서울외국인묘원에 안장됐다.

그와 함께 딜쿠샤에 거주한 부인 메리 테일러(Mary Linley Taylor)는 자서전 ‘호박목걸이’를 썼다. 이 책에는 3·1운동과 고종의 장례식, 한국에서의 삶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어 일제강점기 경성의 모습과 생활사에 관한 사료적 가치가 높다.

손녀 제니퍼 L. 테일러가 기증한 물품은 조부모 앨버트 테일러와 메리 테일러, 부모 브루스 테일러와 조이스 핍스 테일러 등의 유품과 딜쿠샤 관련 자료들이다.

조이스 핍스 테일러(Joyce Phipps Talyor, 기증자의 어머니)가 영국대사관에 거주할 때 찍은 청계천 사진. ⓒ서울역사박물관

메리 테일러(Mary Linley Taylor)가 그린 한국인 초상화. 테일러 부부의 집안 일을 담당했던 최서방(우측 첫번째), 김주사(하단 우측 첫번째) 등이 그려져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주요 기증 자료는 △당시 생활 모습이 드러난 내부 사진앨범, 임대에 관한 편지 등 일제강점기 당시 모습과 역사 자료 △1930년대 우리나라 금광을 연구할 수 있는 사진과 그림 △조선주택영단(현 LH 공사의 전신) 이사장 김용우(2대 국회의원, 6대 국방부장관)가 앨버트 테일러를 추모하기 위해 지은 ‘조위사’가 있다.

또한 △메리 테일러의 ‘호박목걸이’ 초고, 한국인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 등 회화 △주한영국대사관 총영사의 딸이었던 조이스 핍스 테일러의 앨범 △‘호박목걸이’에 등장하는 테일러 가문의 은공예품, 의류, 자기, 도서 등도 포함됐다.

일제강점기 서울에 거주한 서양인 관련 자료는 많이 알려져있지만, 3대에 걸친 테일러 가문의 자료는 한국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제니퍼 L. 테일러는 물품을 기증하며“이번 자료는 테일러 가문에도 큰 의미가 있지만, 한국에서 이를 연구·발전시키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딜쿠샤 복원과 서울역사박물관 딜쿠샤 기획전시에 활용되어 시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은 “기증받은 자료는 3·1운동은 물론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의 한반도 금광개발, 서울생활 등에 관한 연구자료로 가치가 높다”며 “2017년 연구와 정리 작업을 거치고 2018년에는 기획전시를 개최할 계획이다. 2019년 딜쿠샤 복원이 이루어지면 기증 자료는 가옥 내에 전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