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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4년 전 '축배' 들었던 광화문에 '촛불'만 가득

이충재 기자
입력 2016.12.19 11:28
수정 2016.12.19 11:47

쓸쓸한 대선승리 4주년…직무정지 상태로 관저 칩거

전임 노-이 대통령 '레임덕' 속에도 조용한 행사 가져 '대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저녁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쓸쓸한' 대선승리 4주년을 맞았다. 4년 전 승리의 꽃다발을 들어 올렸던 광화문 광장엔 '즉각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직무정지 상태로 청와대 관저에서 칩거 중인 박 대통령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국회를 통과한 탄핵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처분만을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계속된 '관저 칩거'…특검 수사‧헌재 탄핵심판 대비

박 대통령은 이날도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고 조용히 관저에서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특별검사 수사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절차 등 법리 검토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탄핵소추 절차에 법적 흠결이 있고, 소추 사유인 헌법 및 법률 위반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국회의 소추의결서에 첨부된 '증거 기타 조사상 참고자료'가 검찰 공소장과 언론 보도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서 객관적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답변서에서 반박한 내용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작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서도 답변서 담긴 '사익을 취하지 않았다'는 논리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금주 중 거물급 변호사들을 영입해 탄핵심판 대리인단을 현재 4명에서 10여명 선으로 확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4년 전 오늘이 국가의 불행이 시작된 날(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치권과 여론의 파고도 뛰어넘어야 한다.

앞서 대선 승리 1주년인 2013년에는 새누리당 당직자·지도부와 오찬을 함께 하며 승리를 자축했고, 2주년인 2014년에도 친박(친박근혜)계 중진들과 비공개 만찬을 했다.

전임 대통령들 '조용한 4주년'…"그래도 축배는 들었다"

전임 대통령들도 '조용한 4주년'을 보냈다. 퇴임을 앞두고 각종 가족‧측근 비리 문제 등으로 레임덕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기념식은커녕 당내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한 대선승리 기념일이었다. 당시 여당엔 작은 현수막이나 플래카드조차 붙여져 있지 않았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당의 존폐 위기에서 대선 기념일은 더 쓸쓸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집권 4년차인 여권엔 '통합신당이냐 당 사수냐'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생존을 위해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현재 여당의 모습과 맞닿는 부분이 적지 않다.

당시 친노(친노무현)그룹 핵심 인사들이 중심이 된 '참여포럼'에서 조촐한 행사를 가졌다. 안희정, 이기명 등 측근들이 '1219 4주년 기념강연회'를 열고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4주년 당일 북한발 초대형 이슈(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로 기념행사 등을 챙길 겨를이 없었다.

사태가 진전 된 후 청와대 직원들과 함께 청와대 뒤편 북악산 등반을 하고 오찬행사를 가졌다. 행사장에선 보류된 트리플 데이(생일·결혼기념일·대선 승리) 기념영상 '한 남자의 1219 이야기'란 제목의 영상물이 상영되기도 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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