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침묵 깬 옥시 "가습기살균제, 상당 부분 합의 종결"
입력 2016.04.21 15:23
수정 2016.04.21 15:40
'브랜드 세탁 의혹' 등에 관련 "매우 심각하게 생각…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관련,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것으로 전해진 RB코리아(옥시레킷벤키저)가 침묵을 지키다 21일 입장을 밝혔다. 이 입장문에는 공식 사과와 피해 지원기금 50억원 기탁에 추가로 50억원을 더 출연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안과 관련해 좀 더 일찍 소통하지 못해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 분들께 실망과 고통을 안겨드리게 된 점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렸고, 그간 매우 어렵고 복잡한 사안의 진상을 파악하고 동시에 고통 받고 계신 모든 분들을 위한 해결 방법을 찾고자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옥시는 "법원 절차에 성실하게 임했고 상당 부분의 사안들이 법원 조정절차를 통해 합의에 이르러 종결됐음을 말씀 드린다"며 "2014년에 환경부 및 환경보전협회(KEPA)와의 협의를 통해 조건 없이 50억 원의 인도적 기금을 기탁했습니다만, 이번에 위 기금에 추가로 50억 원을 더 출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와 관련하여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저희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저희의 회사 정책상 이러한 의혹 관련 행위들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자 한다"며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수사에 계속해 최대한 협조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옥시는 가장 많은 피해자·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회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사망자 146명 중 103명(70%)이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사용해 피해를 입었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2011년 말 주식회사를 유한회사로 변경하고 실험보고서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한회사의 경우 주식회사와 달리 외부감사·공시 의무가 없다.
이어 2014년에는 사명에서 '옥시'를 완전히 빼고 '레킷벤키저'의 앞글자를 딴 'RB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해 '브랜드 세탁' 의혹도 제기됐다.
옥시는 2001년 동양화학그룹 계열사이던 옥시 생활용품 사업부를 인수한 뒤 문제가 된 PHMG 성분이 든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 19일부터 옥시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이 당시 옥시는 연락이 닿지 않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을 지킨 바 있다.
검찰은 옥시 측이 살균제의 유해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을 일부 파기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옥시 홈페이지에 피해자들이 올린 글이 사라지기도 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서울대, 호서대 등 교수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 조모 교수의 경우 옥시로부터 정해진 실험 조건에 맞춰 실험을 하는 대가로 연구팀에 2억5000여만원씩을 지급받았으며 조 교수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자문료까지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옥시가 보내온 입장 전문.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습기 살균제 사안과 관련하여 좀 더 일찍 소통하지 못하여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 분들께 실망과 고통을 안겨드리게 된 점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렸고, 그간 매우 어렵고 복잡한 사안의 진상을 파악하고 동시에 고통 받고 계신 모든 분들을 위한 해결 방법을 찾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저희는 오랜 동안 제품의 안전 관리 수칙을 준수해온 바 이와 같은 상황에 직면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기에 본 건과 관련한 사회적 책임에 대해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피해자 분들께서 원하시는 부분을 잘 이해하고 경청하여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분들의 고통과 아픔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을 통감하고 있으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본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저희가 할 의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저희들은 법원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였고, 상당 부분의 사안들이 법원 조정절차를 통하여 합의에 이르러 종결되었음을 말씀 드립니다. 고통을 받으시는 분들에게는 적절하고 신속한 해결 방안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또한 2014년에 환경부 및 환경보전협회(KEPA)와의 협의를 통해 조건 없이 50억 원의 인도적 기금을 기탁하였습니다만, 이번에 위 기금에 추가로 50억 원을 더 출연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저희는 다른 기업들도 이번 사건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 것을 잘 인식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저희들도 계속하여 모든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협조하며, 가습기 살균제 관련 환자분들과 가족 분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논의와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습니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와 관련하여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저희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저희의 회사 정책상 이러한 의혹 관련 행위들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수사에 계속하여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이번 사태로 고통 받고 계시는 분들께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씀을 간곡히 드립니다. 저희는 앞으로 지속적인 사건 해결 노력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