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승무원 "청해진해운, 대기하라 지시했다"
입력 2016.03.28 21:22
수정 2016.03.28 21:23
2차 세월호 청문회서 생존자 강혜성 씨 진술
세월호 참사 당시 선사인 청해진해운 측에서 선내에 '대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세월호 여객영업부 직원이자 참사 생존자인 강혜성 씨는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한 제2차 세월호 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 씨는 "사고 당일 오전 9시 26분께 양대홍 여객부 사무장이 무전을 통해 '10분 후에 해경 올거야. (승객들) 구명조끼 입혀. 선사 쪽에서 대기 지시가 왔어. 추가 지시 있을 때까지 구명조끼 입히고 기다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양 사무장이 지시에 앞서 무전기 채널을 바꾸라고 'CC(채널 체인지)"라는 은어로 말했고, 남들은 쓰지 않는 5번 채널로 바꿔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직후 청해진해운 해무팀 홍모 대리와 직접 통화하기도 했다며 "사고가 나 배가 기울었다고 말하자 홍 대리가 '장난치지 말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권영빈 특조위원이 "선사 측에서 대기 지시가 내려왔다는 사실을 약 2년 동안 수많은 조사를 받으면서 한 번도 말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영업부 직원들의 희생에 누가될까봐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권 위원이 "선사로부터 불이익을 입을까봐 말 안 한 것은 아니냐"고 재차 묻자 "그런 생각은 안 했고 개인적인 양심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에 권 위원은 "진술 하나만으로 무엇을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선사가 대기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니 세월호 침몰 자체에 누가 어떤 책임이 있는지 조금 더 깊이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후 강 씨는 유가족들에게 사죄 발언을 신청해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하루빨리 사고 원인 등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