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예외없이' 공천 면접…"단수추천 문제있다"
입력 2016.03.06 15:04
수정 2016.03.06 15:20
입장 후 "차렷!경례!"하며 공관위원에 인사..."21대에 신인에 지역구 물려줄 것"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수험생' 자리에 섰다. 6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선거구변경지역 제1차 공천신청자 면접 자리에서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15분경 면접장에 입장했다. 심사 전 차례를 기다리던 그는 "면접 준비를 많이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준비할 게 뭐 있노. 내 라이벌은 한 사람밖에 안 왔네"라며 여유로운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가 공천을 신청한 지역은 부산 영도구·중구다.
특히 최근 '공천 살생부' 유출 파문 등 당내에서 한창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면접관으로 나선 만큼, 이날 면접은 초반부터 둘 사이의 신경전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 3일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통째로 유출되면서,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가 각각 상대방을 유출 배후로 의심하는 등 계파 갈등이 고조된 탓이다.
이날 면접에서 김 대표는 '단수 추천'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1차 공천 결과에 대한 생각을 묻는 황진하 사무총장의 질문에 김 대표는 "단수 추천을 하면 탈락한 후보자가 탈당을 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지만, 같이 경선을 붙이면 출마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단수 추천제가 당을 분열시키는 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경쟁력이 있는데도 단수 추천으로 경선도 못해보고 탈락하는 2,3위 후보들은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면서 "이번에 시행된 단수 추천 공천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는 게 한 면접 참석자의 전언이다.
이어 김회선 공관위 자격심사소위원장이 '100% 상향식 공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김 대표의 생각을 묻자,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은 민주주의의 꽃이자 완성이다. 나는 30년동안 민주주의를 했기 때문에 민주적인 방법으로 해야한다"며 "아무리 서류를 보고 조사해도 지역 유권자만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지역민이 판단해서 선택해주는 후보가 본선에서도 당선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아울러 김 대표는 "21대 총선에서는 민주적인 방법으로 정치신인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문제가 된 살생부 논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으며, 전반적인 면접 분위기는 어둡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설명했다.
한편 이날 김 대표가 면접장에 입장하자, 이 위원장은 자리에 앉은 채 "어서 오십시오"라며 인사를 건넸다. 황 사무총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김 대표를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한 것을 제외하곤 다른 공관위원들은 별 다른 인사말 없이 자리에 앉아 고개만 숙였다.
이에 김 대표는 함께 입장한 다른 후보들에게 "인사합시다"라며 "차렷! 경례!"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공관위원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한 공관위원이 "대표님, 이발하셨나 봅니다"라고 묻자 김 대표도 "네, 이발했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