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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감독 김인식, 다시 주목받는 '애국 리더십'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11.22 10:24
수정 2015.11.23 13:04

잘해야 본전 못하면 쪽박인 국가대표팀 감독직 또 성공적 수행

“국가가 있어야 야구가 있다” 애국 리더십으로 국민감독 칭호 이어

프리미어12 우승 이끈 '국민 감독' 김인식. ⓒ 연합뉴스

야구 국가대표팀 김인식(69) 감독이 명실상부한 '국민 감독'의 명성을 확인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21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미국과의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8-0 대승했다. 준결승에서 일본에 4-3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던 한국은 결승에서 미국마저 제치며 예선 라운드에서 패한 아쉬움을 설욕, 초대 대회 우승이라는 역사적 업적을 이룩했다. 우승 상금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5600만원).

야구계 원로이자 덕장으로 꼽히는 김인식 감독은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은 지난 2009년 한화 사령탑을 끝으로 무려 6년간 현장에서 떠나있었다. 나이로도 칠순을 바라보는 고령인 데다 몸이 불편해 거동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이번에도 국가의 부름을 외면하지 못했다. 일본처럼 국가대표 전임감독제가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현실적 대안이었던 현역 프로 감독들은 일정상 도저히 대표팀을 맡을 수 없었다.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독박이 되기 쉬운 대표팀을 선뜻 맡으려는 지도자들도 없었다. 결국, 김인식 감독이 또 팔을 걷어붙이고 무거운 짐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낯선 장면은 아니다. 지난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도 그랬다. 당시에도 김인식 감독은 현역 감독들의 대표팀 감독직 고사, 선수와 구단들의 차출 비협조 등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팀을 꾸려 눈부신 성적을 냈다.

비록 김 감독 본인은 대표팀 차출의 후유증으로 비시즌 소속팀을 돌보지 못하며 결국 현장을 떠나게 됐지만, 그럼에도 김 감독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국가가 있어야 야구가 있다." "우리는 지금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등 김 감독의 소신과 뚝심이 묻어나는 어록들은 인구에 회자되며 김 감독에게 '국민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안겼다.

이번 대표팀 역시 메이저리그와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 일부가 빠지며 일각에서는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오랫동안 현장을 떠나있었던 김 감독의 경기감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일본과의 첫 개막전에서 0-5로 완패했을 때는 자칫 예선 통과가 어려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김인식호는 예선 라운드에서 3승을 거두며 1차목표였던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토너먼트에서는 쿠바, 일본, 미국을 연파했다. 모두 평가전부터 예선리그까지 한국에 한 번씩 패배를 안겼던 팀들에 차례로 복수혈전을 펼치는 모양새였다. 특히, 오타니를 앞세운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3점차 열세를 뒤집은 9회 역전승은 한일전과 한국야구사에 오랫동안 기억될 명장면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 내내 노장의 연륜과 깊이를 보여줬다. 단기전의 마법사로 꼽히는 김 감독답게 농익은 투수 운용으로 역대 최약체라던 대표팀 마운드를 8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1.93의 철벽으로 바꿨다. 일본전 승리의 밑거름이 된 9회 대타작전 등 고비마다 과감한 용병술로 경기흐름을 바꾼 장면도 다수였다.

승리한 경기에서도 끝까지 선수들에게만 공을 돌리고, 일본 등 패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예의를 갖추는 등 신사적인 모습으로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김 감독이 왜 존경받은 덕장일수밖에 없었는지 보여준다.

김 감독은 WBC의 한을 풀어내며 자신의 야구경력에 마침내 세계 챔피언이라는 명예로운 한 줄을 추가했다.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의 커리어에 아름다운 화룡점정을 이룬 순간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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