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우승 취해 잊어선 안 될 취약점
입력 2015.11.22 15:21
수정 2015.11.22 17:03
쿠바-일본-미국 연파 초대 대회 우승..성과 만큼 과제도 산적
류현진 이을 새 좌완 발굴 시급..전임 감독제도 검토해야
한국 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 ⓒ 연합뉴스
한국야구가 프리미어 12 우승을 차지하며 2015년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미국과 결승전에서 8-0 완승하며 초대 챔피언이 됐다. 수많은 역경과 위기를 극복하고 거둔 우승이기에 더욱 값졌다.
한국은 개막 전만해도 우려의 시각이 더 많았다. 일본과 세계소프트볼연맹이 주도하는 신생 대회에 굳이 무리해서 최정예로 참가할 필요가 있는가를 놓고도 말이 많았다. 대회를 앞두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불참해 전력 구성에도 애를 먹었다.
한국은 당초 1라운드에서 3승 이상을 거둬 8강 진출을 1차 목표로 삼았다. 개막전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앞세운 일본에 영봉패를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하자 지난 2013 WBC(1라운드 탈락)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1라운드에서는 개막전 패배 이후 3연승을 달리며 8강행을 조기에 확정했다. 예선 라운드 최종전 미국과 경기의 패배가 아쉬웠지만 오심 논란 등 실력으로 진 것이 아니기에 아쉬움을 떨쳐냈다.
토너먼트에 접어들며 한국은 쿠바-일본-미국 등과 잇따라 맞붙는 진검승부를 펼쳐야했다. 하지만 이미 한번 이상 붙어본 상대들이라 두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가장 큰 고비는 있었다. 일본과의 준결승이었다. 한국은 개막전에 이어 준결승에서도 일본 에이스 오타니를 공략하지 못하며 무려 17이닝 연속 무득점(오타니 13이닝 연속)의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타니가 내려간 이후 일본 불펜을 상대로 오재원-손아섭 등 연이은 대타 작전이 대성공, 9회에만 4점을 뽑아내는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준결승에 비하면 미국과의 결승전은 싱거웠다. 한국은 박병호 홈런 등 중심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별다른 위기 없이 이번 대회 첫 영봉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팀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개막전을 제외하면 상대에게 3점 이상 내준 경기가 없었다. 대표팀 마운드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을 감안했을 때 놀라운 성적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선발에 비해 차우찬, 정우람, 이현승, 정대현 등으로 구성된 불펜의 역할이 컸다. 단기전의 대가이자 투수운용의 마법사로 꼽히는 김인식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의 마운드 운용이 특히 절묘했다.
하지만 한국의 우승에도 대회 자체에는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프리미어 12은 올해가 초대 대회임을 감안해도 국제대회라고는 믿기 어려운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특히 노골적인 일본의 홈 텃세는 해외 언론에서도 비판의 대상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측 비협조로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이 나오지 못하면서 진정한 최정예멤버로 야구최강국을 가린다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했다. 장기적으로 올림픽에서 야구종목의 부활과 WBC의 대항마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야구도 우승이라는 결과에만 도취되기 이전에 반성해야할 부분들도 있다. 대표팀을 맡으려는 인물이 없어서 칠순의 노장 김인식 감독이 또다시 지휘봉을 떠맡게 된 과정이라든가 류현진-김광현의 다음 세대를 이어갈 국제용 선발투수의 발굴 등은 생각해볼 문제다.
이번 대회 최고의 투수였던 일본 에이스 오타니는 앞으로 10년 넘게 한일전의 악몽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야구도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