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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차려준 밥상…속 시원한 프리미어12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1.21 23:25
수정 2015.11.22 16:55

사실상 대회 주관한 일본 위주의 일정 편성

4강전서 덜미 잡으며 모든 혜택 한국에게 돌아가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이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을 차지하며 7년 만에 세계 야구 정상에 섰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미국과의 결승전서 타선의 폭발과 선발 김광현의 호투를 묶어 8-0 대승했다.

당초 목표를 높게 잡아봐야 4강 정도로 예상됐던 대회였다. 메이저리거들의 불참으로 대회 수준이 낮아지긴 했지만 ‘아마 최강’ 쿠바를 비롯해 사실상 대회를 주관한 일본이 최정예 부대로 나서 우승까지 가는 길이 험난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인식호는 여러 난관을 뚫고 끝내 우승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8강 쿠바전 승리에 이어 준결승서는 숙적 일본을 물리쳤고, 대망의 결승전에서는 야구 종주국 미국까지 꺾는 의미 있는 대회로 기억 남게 됐다.

사실 이번 프리미어12는 대회 전부터 많은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명목상 세계 야구 12강을 한데 불러 모아 최강자를 가리기 위함이었지만 의도는 따로 있었다.

WBSC가 프리미어 12를 창설한 진짜 이유는 메이저리그와 그들이 주최한 WBC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일본 입장에서는 프리미어12를 주도하면서 메이저리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더불어 2020 도쿄 올림픽서 야구 종목 부활을 꾀하고 있었다.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일본의 ‘갑질’은 도를 지나칠 정도였다. 한국과의 개막전을 굳이 삿포로돔에서 연 것까지는 이해가 갔다. 하지만 일본의 조별리그 전 경기가 저녁 시간대로 편성된 것도 모자라 4강전 일정은 8강전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발표가 됐다.

더욱 황당한 부분은 일본의 경기가 당초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열렸다는 점이다. 무난하게 4강전 승리를 따낸 뒤 하루 휴식 후 결승전을 치르겠다는 속 보이는 ‘꼼수’였다.

반면, 한국 야구 대표팀은 대회 내내 불이익을 받았다. 쿠바와의 8강전은 갑작스런 화재로 경기장이 뒤바뀌게 되어 이동거리가 대폭 늘었고, 4강 한일전을 앞두고는 훈련 시간을 불리하게 배정해 새벽부터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일본만을 위한 대회는 그야말로 잘 차려진 밥상이었다. 그리고 오타니 쇼헤이라는 괴물 투수를 세계 야구 무대에 알리는 일종의 ‘쇼케이스’ 성격까지 띠고 있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철저하게 들러리였다.

일본의 욕심은 결국 결말이 좋지 못했다. 준결승서 만난 한국을 8회까지 압도하고 있었지만, 운명의 9회초를 버티지 못하며 패퇴하고 말았다. 잔치 분위기였던 일본 열도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들이 잘 차려놓은 밥상은 한국이 배불리 먹은 셈이 됐다.

실제로 대표팀은 일본을 꺾었다는 팀 분위기를 유지한 채 하루 휴식일을 가져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는 타선이 상대 마운드를 마구 두들기며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한국의 우승을 보고 싶지 않은 일본의 뒤끝은 예상대로였다. 일본은 멕시콰의 3~4위전서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3위 시상식은 보통 결승전이 끝난 직후 우승팀, 준우승팀과 함께 열린다. 하지만 대회 주최 측인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은 3~4위전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3위 시상식을 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 중계권을 지닌 아사히 TV는 일본-멕시코의 3~4위전을 예정대로 이날 오후 1시부터 생중계했다. 다만 한국과 미국의 결승전은 이튿날 새벽 3시 45분부터 녹화 중계한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자기 안방에서 펼치는 우승 세리머니를 보고 싶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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