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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부터 이대호까지 ‘보고 또 보는’ 한일전 9회초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11.20 11:12
수정 2015.11.20 11:18

1% 미만의 확률 극복하고 일본에 짜릿한 역전승

0-3 끌려가던 9회 4-3 대역전..질리지 않는 9회

오재원부터 이대호까지 ‘보고 또 보는’ 야구 한일야구 9회초

오재원 ⓒ 연합뉴스

영화로 만들면 너무 현실성 떨어지는 시나리오라 할 만한 스토리였다.

그러나 그 믿기지 않을 것 같은 스토리가 현실이 됐다. 17이닝 연속으로 일본에 단 한 번의 리드로 잡지 못했던 한국이 마지막 한 이닝에 모든 것을 뒤집으며 기적적인 역전승을 일궜다.

한국은 19일 도쿄돔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4강전에서 선발 오타니 쇼헤이에 눌려 8회까지 0-3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마지막 9회초 들어 기적 같은 응집력으로 대거 4점을 뽑으며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오는 21일 열리는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B조 예선 첫 경기이자 대회 공식 개막전에서 0-5 완패했다. 당시에도 오타니를 필두로 한 일본 마운드에 철저히 막혔다. 두 번째 만남이었지만 오타니는 여전히 괴물이었다. 7회까지 단 1개의 안타에 그쳤을 만큼 한국 타자들은 오타니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그나마 마운드가 실점을 최소화하며 힘겹게 역전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국은 선발 이대은에 이어 차우찬-정우람 등 벌떼 마운드를 가동하며 일본의 강타선을 상대로 5피안타 3실점 선방했다.

일본에 17이닝 무득점으로 끌려 다니던 한국은 마지막 9회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9회 오재원-손아섭-정근우의 연속 안타로 마침내 첫 득점을 뽑고 기나긴 0의 사슬을 끊었던 한국은 다시 이용규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승리를 거의 확신했던 일본은 패닉에 빠졌다. 한국은 김현수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고 이대호가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마츠이를 상대로 갈증을 씻어내는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작렬하며 드디어 역전에 성공했다. 9회말에는 마무리 이현승이 일본 타선을 막아내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한일전에서 경기 후반에 강했다.

초반 끌려가던 경기흐름을 막판에 뒤집는 경우가 많았다. 2006년 WBC 1차리그 최종전,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과 준결승전에서는 8회에 결승점이 나왔다. 2009년 WBC 결승전에서는 9회에 극적인 동점을 이뤄내며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갔다. 이번에도 역사는 9회에 만들어졌다.

이번 역전승은 좀 더 특별했다. 장기레이스인 프로야구에서도 이런 역전승은 한 시즌에 몇 경기 보기 어렵다. 8회까지 3점차, 예선까지 포함하면 일본전 17이닝 연속 무득점에 허덕이고 있던 팀에 9회 역전극이 이뤄질 확률은 상식적으로는 1% 미만이었을 것이다.

1%도 안 되는 가능성을 이뤄낸 것은 무엇보다 한국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누구 하나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길 수 있다는 희망과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역사는 꿈꾸는 자가 아니라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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