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유승민, 전선 구축 이제 보여줄 전략은...
입력 2015.01.29 18:55
수정 2015.01.29 19:10
'소통' vs '혁신' 각각 홍문종-원유철 런닝메이트 안고 질주
30일부터 선거운동 돌입, 의원 한 명 한 명 붙잡아 표심 호소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가 ‘친박’ 이주영 의원과 ‘비박’ 유승민 의원의 대결로 굳어지고 있다. 오는 30일부터 사흘간의 짧은 선거운동이 시작될 가운데 각 후보별 표심 공략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완구 전 원내대표가 갑작스레 총리 후보자로 지명됨에 따라 경선 일정이 불가피하게 앞당겨지게 돼 두 후보 측은 미리 선거운동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 또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를 구하는 데에도 진땀을 흘려 한 시가 바쁜 상황이다.
여당 내 원내대표 선거의 투표권은 다른 전당대회와는 달리 당원들이나 일반 국민들 대신 현직 의원들에게만 부여된다. 이 때문에 양 진영 모두 유권자인 의원들이 모여 있는 국회 의원회관과 지역구를 찾아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저마다의 주장을 펼치는 등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이 의원은 29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퓨처라이프포럼’에 모습을 드러내며 지지를 호소했고,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어린이집 아동 학대 근절 당정회의에도 참석해 얼굴 도장을 찍은 바 있다.
신박근혜계로 불리는 이 의원은 당청 간 소통과 화합, 여권 결속을 강조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정책위의장 후보로 한 조를 이룬 홍문종 의원과 함께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필요한 것은 결합 에너지를 확대하여 힘을 결집시키는 것”이라며 “당청 간에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며 대통령과 청와대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여권이 결속하지 못한 채로 총선을 이겨낸 역사가 없다”면서 “우리 두 사람은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할 말을 다하는 원내지도부로서 강력한 여권 결속을 이뤄 국민께 믿음과 희망을 주는 새누리당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여권의 결속이 깨지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결속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후보가 이주영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미 승기는 잡혀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앞서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당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당청이 힘을 합쳐야 하고 이를 위해 쓴 소리보다 더 강한 것은 바로 옳은 소리임을 거듭 강조했다. 국민과 나라를 위한 옳은 소리로 당청 간의 불협화음을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청와대 얼라' 발언 등 그간 청와대와 각을 세워오던 유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홍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에게 "지금 여당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이럴 때일수록 서로가 헌신하고 가슴을 열고 귀를 기울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청 관계를 수평적으로 이끌어 하나되도록 단합을 시킬 수 있는 이 의원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어 "부동표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누가 승기를 잡았다는 거은 제가 보기에는 각 진영에서 선거용으로 쓰는 이야기이다. 막상막하의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영-홍문종 복식조는 3일 동안 최대한 많은 수의 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가리지 않고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세월호 참사 수습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이며 얻은 인간적인 모습으로 각 의원들에게 호소할 전망이다.
유승민 “당이 청와대 거수기 역할 하다 위기 봉착…혁신 할 것”
유 의원은 전날 밤 주요 당직자 20여명이 신년회 겸 모인 식사자리에 들러 “도와달라”며 한표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조 친박이었다가 비박으로 돌아선 유 의원은 원유철 의원과 함께 복식조를 이루고 나서 승리를 노리고 있다. 당 혁신을 통한 총선 승리에 포인트를 뒀다.
유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동안 당이 청와대나 정부가 원하는 입법이나 예산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주는 일종의 거수기 역할을 했는데 그렇게 하다가 이 위기가 왔다”며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유 의원의 발언은 당청 관계의 혁신을 통해 기존의 스탠스를 깨고 전향적으로 움직여 중도파들의 표심 확장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을 도와 정책위의장에 나선 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당청 간의 다리를 불사를 것이 아니고, 무지개 같은 소통의 다리를 놓도록 하겠다”며 당청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상대 진영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은 현재 여당 내 지도부의 대다수가 영남권 인사로 편중돼 있는 것에 대한 우려에 수도권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고, 민심을 담아내는 당의 지도부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논리로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의원들에게 연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유승민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의원님들이 유권자니까 지금 열심히 하던 대로 개별 접촉해가면서 호소 할 수 밖에 없다”며 “그것은 이 의원 진영도 같을 것이다. 그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유 의원은 원 의원과 함께 다닐 때도 있고 따로 다닐 때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선거 운동 전이라) 개별적으로 열심히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계속해서 변화와 혁신을 주장할 것”이라며 “결과는 뚜껑이 열려봐야 알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자신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재경)는 29일 선거 공고 이후 30일부터 31일까지 2일간 후보자 등록을 진행한다. 등록을 마친 후보는 2월 1일까지 선거일 하루 전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으며 기간 중 한 차례 합동토론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에 당선되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내년 4월 총선까지 원내 지도부를 이끌 가능성이 높아 ‘총선용 원내지도부’에 적합성 여부도 표심을 좌우할 요소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