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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으면 잡힌다' 범인 잡는 카드정보

윤정선 기자
입력 2015.01.29 11:54 수정 2015.01.29 12:00

모친 살해 탈영병 실시간 결제정보 수사기관에 제공

결제 시점 정확한 위치 파악 가능…통신사 위치정보보다 유용

카드결제 정보가 범죄자를 붙잡는 데 결정적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데일리안

범죄자가 카드를 긁으면 잡힌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자칫 장기화할 뻔했던 범죄 수사에 카드결제가 결정적 단서로 쓰이고 있다.

29일 국방부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헌병대 군무이탈 체포조는 지난 28일 오전 0시5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지하상가 벤치에서 탈영병 강모(21) 일병을 붙잡았다.

강 일병은 지난 22일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를 살해하고 집에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군헌병대가 강 일병을 검거하는 데 있어 실시간 카드결제 정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헌병대는 강 일병을 체포하기 1시간 전인 지난 27일 오후 11시께 강 일병이 강남역 인근 편의점에서 나라사랑카드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나라사랑카드는 신한은행에서 발급하는 체크카드다. 카드는 병무청 징병검사 과정에서 발급을 받아 전역증과 병역증, 급여통장 등으로 쓰인다. 이 때문에 장병 대부분 나라사랑카드를 이용한다.

앞서 인천서 70대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유기한 이른바 '가방 속 시신' 사건의 피의자를 붙잡을 때도 실시간 카드결제 정보가 실마리를 제공했다.

피의자 정형근 씨는 마트에서 소주와 막결리 1병씩을 자신 아들 명의 체크카드로 결제했다. 이에 경찰은 피의자 정 씨의 소재를 파악해 붙잡을 수 있었다.

카드결제 내역은 어디서, 얼마를 결제했는지 정도의 정보만 담고 있다. 이 때문에 무엇을 샀는지는 이후 수사과정에서 드러난다. 이번에 붙잡힌 강 일병이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샀다는 정보나 정 씨가 소주와 막걸리를 샀다는 정보 모두 카드결제 이후 가맹점에서 확인한 사실이다.

대신 카드사가 제공하는 결제정보는 가맹점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차범위가 있는 통신사 위치정보보다 정확하다. 결제 시점에 카드소지자가 어느 가맹점에 있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카드사로부터 결제정보를 실시간으로 받는다"면서 "이후 편의점과 같은 가맹점이나 주변 CCTV 등을 확인해 피의자 위치를 줄여나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시간 결제정보 외에도 과거 카드결제 내역도 수사에 도움이 된다"면서 "카드정보를 통해 그가 평소 어느 장소에서 어떤 가맹점을 주로 이용하는지 패턴을 읽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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