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청와대 회유 입증 보도한다더니...유보?
입력 2014.12.16 20:55
수정 2014.12.16 21:36
한 경위 신변보호 이유...청와대 회유 입증할 녹음파일도 언급
종합편성채널 JTBC가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 한모 경위에 대한 청와대의 회유를 입증하는 내용 보도를 유보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한 경위는 물론 최 경위까지 회유하려한 녹음파일 등 구제적 정황과 증거가 있다고 주장해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JTBC는 16일 오후 8시 ‘뉴스룸’을 통해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한 경위와의 통화내역을 전격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방송 직전 한 경위로부터 “보도를 원치 않는다”는 전화를 받고 한 경위의 신변보호를 위해 관련 보도를 유보한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한 경위와의 인터뷰 내용을 녹음한 파일이 있으며, 이 파일에는 △청와대 파견 경찰이 한 경위에게 전한 내용 및 전달 과정 △해당 경찰이 숨진 최경락 경위까지 회유하려 한 사실 △최 경위가 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한 경위가 가까이서 보고 느낀 점 △한 경위와 최 경위가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문제점 등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을 앞두고 한 경위가 JTBC 측과 수차례 전화를 통해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함에 따라 그의 안전을 고려해 보도를 유보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한 경위는 ‘극단적 표현’까지 써가며 “방송을 원치 않는다. 통화 내역을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위는 또한 방송 직전까지 방송사 측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너무 힘들다.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내 입장을 정리해서 밝히겠다”며 “청와대의 회유 의혹이 나의 마지막 카드다. 그런데 이게 공개되면서 너무 불안하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날 JTBC는 “한 경위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회유가 있었다’는 고 최 경위의 유서가 사실임을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 직후 한 경위 측 변호사는 "당사자에게 확인한 바에 의하면 보도된 내용으로 JTBC 기자와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한다"며 "기사 중 영장 실질심사 관련된 부분은 내가 참여했기 때문에, 그 부분 중에도 내가 경험한 것에 비춰보아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다. 내가 영장심사에 들어갔는데 한 경위가 사실과 다르게 얘기했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청와대도 한 경위 접촉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보도에 대해선 한 경위 변호사가 어제 검찰 기자실에 사실관계를 알린 것으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 대변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한 경위와 접촉이 없었다는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 "(그런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JTBC는 이날 방송에서 최 경위의 유족측이 "최 경위가 숨진 전날 '청와대 민정라인에서 회유가 들어왔는데 어떡하냐'는 한 경위의 전화를 받고 크게 우려했다"고 밝혀 청와대 회유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갈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