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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양현종 사례 본 메이저리그 높은 벽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4.12.12 13:31
수정 2014.12.12 15:02

김광현 샌디에이고와 계약 협상 최종 결렬

마음 다잡고 국내 활약 후 2년 뒤 FA 노려야

메이저리그 진출이 끝내 무산된 김광현-양현종. ⓒ SK/KIA

양현종(KIA)에 이어 김광현(SK)도 메이저리그 입성의 꿈이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SK 와이번스는 12일 "김광현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며 다음 시즌 김광현의 국내 잔류를 선언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을 마치고 SK의 승인을 얻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타진했다. 샌디에이고가 200만 달러의 응찰액으로 김광현에 대한 독점교섭권을 따냈다. SK구단은 당초 기대한 액수에는 현저히 못 미치는 포스팅 금액이었지만 김광현의 꿈을 존중하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응찰액을 수용했다.

김광현은 지난 한 달간 샌디에이고와 협상을 진행했다. 이달 초 김광현이 직접 샌디에이고를 방문해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에이전트를 통한 협상에 들어갔으나 계약 마감시간인 12일 오전 7시까지 파드리스와 입단계약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로써 샌디에이고의 협상권은 사라지고, 김광현에 대한 다음 포스팅 요청은 내년 11월 1일까지 할 수 없다.

김광현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법하다. 김광현은 그동안 돈보다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낮은 포스팅 금액과 불펜 보직 전망까지 수용할 의지를 내비칠 만큼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세부적인 협상에 들어가자 여러 조건들에서 구단과 의견을 같이 하지 못했다.

한국야구는 류현진에 이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국내 정상급 투수들이 연이어 고배를 마시며 빅리그의 높은 벽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지난해 윤석민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으나 첫해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한 번도 승격되지 못하고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양현종은 김광현과 마찬가지로 포스팅 시스템에 도전했으나 예상보다 낮은 응찰액에 끝내 KIA 구단이 거부의사를 밝혔다. 양현종에게 제시된 금액은 김광현보다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으로 한국야구의 수준을 바라보는 미국야구의 냉정한 평가를 드러낸 장면이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양현종과 김광현은 2년 뒤 완전 FA 자격을 얻으면 다시 미국진출에 도전해볼 기회가 있다. 투수로서 최전성기에 접어들 나이에 해외진출의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쉽지만, 냉정히 말하면 그들이 보여준 기량이 미국 야구계의 눈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이거나 꾸준하지 못했다는 점은 스스로 인정해야할 대목이다. 앞으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하여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려는 선수들에게 교훈이 되어야할 장면이다.

이제 양현종과 김광현은 무산된 미국진출로 인한 정신적 공허함을 극복하고 빨리 마음을 다잡아야한다. 굳이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낮은 대우를 받으며 불확실하게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국내 무대에서 자신의 주가를 높이는 게 더 현명할 수 있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꾸준히 뛸 수 있을 때 가치가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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