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중국에 쏠려? '경제는 경제 혈맹은 혈맹'
입력 2014.11.15 10:05
수정 2014.11.15 10:09
전문가들 "경제적 차원의 선택일뿐 한미동맹 굳건"
"동북아 총체적 역학관계에서 실리외교 관점 중요"

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 때 보여준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미국보다 중국에 더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등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층 더 가까워졌지만 미국과는 북핵 등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외교전문가들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중FTA 타결로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가까워지기는 했지만 이는 경제적 국익 차원에서의 선택일 뿐 한미동맹을 흔들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더욱 가열될수록 이를 둘러싸고 우리 정부가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관계가 군사동맹을 바탕으로 하는 한미동맹의 선을 넘어서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10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되면서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됐다. 이를 통해 한국은 전 세계 73%를 대한민국 경제영토로 만들면서 세계 3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맺는 나라가 됐다.
여기에 박 대통령이 11일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로드맵을 적극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더욱 중국과 친밀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에 시진핑 중국 주석은 "한국은 APEC 회원국 간 (FTAAP 관련) 협상 역량 격차 해소를 위한 사업의 개척자이자 챔피언"이라고 평가하고 "중국도 규제개혁을 비롯해 한국 같은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양국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대표로 참가하는 고위급 외교안보 대화를 연내 실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안보 분야로도 협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와는 달리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대응에 대한 공조 원칙을 재확인 한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한미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회담이 전례없이 테이블도 없는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 미국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이 ‘안보 협력은 미국, 경제 협력은 중국’이라는 기조를 갖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은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다. 특히 일각에서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할 것이 못된다는 입장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중 FTA라고 하는 것을 과도하게 평가해서 한미 군사동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며 "한중 FTA는 저희들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하는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치우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원장도 "한미 관계의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적인 것이다. 전작권도 완전히 한미동맹을 너무 오버할 정도"라며 "중국과 군사적 정치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동북아의 총체적인 역학관계에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