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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재보선날 밤 김한길 안철수는 어디 있었나

김지영 기자
입력 2014.07.31 15:49
수정 2014.07.31 16:03

개표직후 당대표실 비워두고 의원회관, 자택서 칩거

"대표 사퇴? 절대 안된다 의원직 사퇴하라" 맹비난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로 입술을 굳게 다물며 들어서고 있다.이날 김 공동대표는 “모든 책임을 안고 공동대표 직에서 물러난다.”며 7.30재보궐선거의 패배로 인한 책임 동반사의 표명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31일 오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7.30 재보궐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뒤 국회를 빠져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31일 7.30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다. 죄송하다. 모든 책임을 안고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서 “앞으로는 백의종군의 자세로 새정치연합이 부단한 혁신을 감당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밝혔다.

향후 새정치연합의 지도부 구성에 대해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김한길·안철수 대표가 사의를 표했고, 이에 따라 최고위원들도 모두 같이 사퇴하게 됐다”며 “그리고 당헌당규에 따라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당을 이끌어가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총사퇴함에 따라 재보선을 앞두고 일었던 공천파동과 지도부 퇴진 논란은 일단락됐다. 앞으로 새정치연합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 당헌·당규분과위원회 구성 등의 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전당대회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 지도부의 퇴진 등과 별개로 두 공동대표가 재보선 당일 보였던 행보는 아직까지도 의문으로 남아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재보선이 치러졌던 지난 30일 개표작업이 시작된 뒤로 단 한 차례도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투표가 마감된 8시 이후 김 대표는 의원회관 집무실에, 안 대표는 자택에 각각 머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대표는 대략적인 당선자 윤곽이 드러난 밤 11시를 전후로 국회를 떠나 자택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황실을 차려놓고 개표 추이를 지켜보던 새누리당 지도부와 상반된 모습이다.

새정치연합이 개표상황실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관례상 재보선 때 상황실을 만든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치더라도, 당 지도부가 개표시간 내내 잠적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다. 당대표가 당사나 당대표실 등을 지킨다는 것은 당 사령탑으로서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지방선거 때에도 두 대표는 개표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상황실을 찾았던 지도부는 박 원내대표와 신경민 최고위원을 비롯한 일부 최고위원뿐이었다. 결국 두 대표는 다음날이 돼서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선거 결과를 평가했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두 대표는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종적을 감췄다가 하루가 지나 당대표실에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 과정에서 무책임으로 일관했던 두 대표가 선거 결과에 대한 심판을 앞두고 당대표직 사퇴로 책임을 면피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사의를 표명한 뒤 SNS 상에서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 대한 비판이 잇달았다.

트위터 아이디 ‘sonsang****’은 “김한길, 안철수의 사퇴는 당연한 귀결이다”라면서 “정권심판론 주장하다 되레 심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ak****’도 “내가 볼 땐 (모두) 정계를 떠나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삶에 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열 받게 한 죄의 대가는 정계를 떠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아이디 ‘winds****’은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충격과 슬픔에 사로잡혔다. 김한길, 안철수 새정연 공동대표가 동반 사퇴했기 때문”이라며 두 대표의 그간 행보를 싸잡아 힐난했다.

다만 두 대표의 사퇴에 따른 지도부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아이디 ‘js80****’은 “안철수, 김한길은 사퇴시키면 되지만 당장 세월호 국정조사와 특별법을 여당이 무력화시키려 할 텐데 유족들이 불쌍해서 어쩌나”라며 “선거에서 압승한 여권은 세월호 참사를 적당히 덮고 넘어가려 할 것인데 선거 참패의 충격에 빠진 야당이 수습이나 제대로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아이디 ‘redg****’도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를 못 잡아먹어서 난리를 쳤고,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던 덕택에(?) 소원대로 이제 사퇴했네”라며 “자 이제 대안이 뭔데? 그만두라고 했을 때는 대안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 대안이 뭐냐고?“라고 되물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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