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들짝' 새정치연합, 정청래 향해 '입조심' 경고
입력 2014.04.15 15:08
수정 2014.04.15 15:09
김한길 "언행 신중하게" 백군기 "논란 벌어져 안타까워"
당 게시판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 흐려" 성토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청래 의원의 북한 무인기 부정 발언에 대해 화급한 진화에 나섰다. 정 의원의 발언이 더 일파만파로 퍼지다간 ‘안보 정당’ 이미지가 손상돼 6.4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김한길 공동대표를 비롯한 당내 의원들은 15일 정 의원을 향해 “입조심 하라”는 취지로 경고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11일 최근 잇달아 발견된 무인기가 북한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고, 이는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당시 일부 민주당 의원 등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문제제기를 했던 것과 맞물려 논란이 됐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북한 무인기 문제에 대해 박근혜 정권의 안보무능의 증거라고 비판한 뒤 “한 말씀만 덧붙이겠다”면서 정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우리당 소속 국회의원들 한 분 한 분이 당의 얼굴이고, 한 분 한 분의 발언은 당론이 아닐지라도 당의 메시지로 국민께 전달된다”며 “특별히 선거를 앞두고 있는 때인 만큼 표심에도 그 영향이 크게 미칠 것이다. 언행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백군기 의원도 “새정치연합은 무인기 도발을 좌시하지 않는다”며 김 대표를 측면 지원했다.
그는 “지난 11일 국방부 추정 합동무인기 조사 발표에 따르면, 북한 소행으로 확실시되는 정황과 근거가 다수 식별됐다. 그러나 최종결과 발표가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은 신중해야할 때라는 생각”이라며 “이런 상황 하 우리당의 한 동료의원이 무인기를 북이 보낸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의혹 제기하자 또 다른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이어 “새정치연합은 창당 당시 당헌에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평화통일 준비를 내걸고 굳건한 안보 태세 확립을 약속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단호한 응징을 하고, 국가 방어태세에 힘쓰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경태 최고위원 또한 정 의원을 꼬집었다.
그는 지난 14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사건과 관련, “일단 우리 정부의 발표를 믿어야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며 “문제제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의혹 부풀리기의 접근방식이라고 한다면, 특히 국회의원은 더더욱 그러한 부분에 대한 접근방식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썩은 팔다리 잘라내야...다수 온건, 중도 다 떠날 것"
새정치연합의 이러한 발 빠른 대응은 지지자들의 성토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홈페이지 게시판을 살펴보면, 정 의원의 북한 무인기 부정 발언을 질타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작성자 ‘김**’는 ‘정청래 의원 좀 말려주세요. 제가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지만 이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천안함 사태 때도 남남갈등으로 얼마나 국민들이 고생했느냐. 또 이러면 안 되잖느냐”며 “실망이 크다. 나는 무공천 철회도 이해하고, 합당도 이해하지만, 정 의원의 발언은 정말 이해 못하겠다”고 썼다.
이 글에는 “맞습니다. 새누리당에게 이런 일로 또 빌미 잡히기 전에 우리가 스스로 청산해야 합니다”(이**), “아무리 외쳐도 공허한 메아리. 제주 해군기지 반대, 천안함 음모론으로 선거에 지고도 정신 못 차리니 한심할 뿐. 썩은 팔다리 잘라내세요. 소수의 친북인사 표 얻으려다 절대 다수 온건, 중도 다 떠나리”(오랜***)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작성자 ‘박**’는 ‘지금의 정서가 북한 도발을 규탄하는 판에’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북 행태가 개성공단부터 금강산 관광 중단에 이르기까지, 천안함에 이어 무인비행기를 남한의 조작으로 몬다면 지금 국민정서상 북한을 옹호하는 건 절대적인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직시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작성자 ‘에*’는 ‘정청래 입단속 좀 시킵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안철수 대표님, 김한길 대표님, 새정연 당의 입장이 무인기 북한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입장인가. 당연히 아닐 것”이라며 “옛날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리 비싸고 고급 음식이라도 똥파리가 앉았다 일어나면 그 음식을 누가 먹겠나”라고 직격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지난 14일에도 정 의원의 발언과 관련, “당의 입장과는 무관한 개인의 생각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윤석 수석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무인기의 진위에 대해 군과 정보당국의 무능한 대응을 한결 같이 지적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