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스토퍼’ 중책…류현진 어깨 짓눌렀나
입력 2013.05.0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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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전 6이닝 4실점 패전
연패 끊어야 확실한 존재감 과시
시즌 2패째 떠안은 류현진.
기대했던 시즌 4승과 샌프란시스코에 모두 실패한 류현진(26·LA 다저스)이 패전을 떠안았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각) AT&T 파크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평균자책점도 3.35에서 3.71로 올랐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류현진의 공을 공략했다. 투구수 5개 만에 맞이한 무사 만루 위기. 다행히 1실점으로 막았지만 이날 류현진의 공은 평소와 달랐다.
최고구속은 93마일까지 나왔지만 대부분의 공이 80마일 후반(140km대 초반)에 그쳤다. 앞선 2경기(뉴욕 메츠·콜로라도)에서 낮고 빠르게 깔리던 직구의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변화구 역시 각이 크지도, 예리하지도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쏠린 밋밋한 변화구는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의 딱 좋은 먹잇감이었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단순한 1패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큰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경기서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 전까지 다저스는 3연패 부진에 빠져있었다. 특히 이번 샌프란시스코 원정 3연전에서는 2경기 연속 끝내기 홈런 역전패라는 굴욕마저 안고 있었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숙제와 데뷔 첫 미 전역 생방송 중계라는 부담은 류현진 어깨를 짓누르고 말았다.
이번 샌프란시스코전에서 호투를 펼쳤다면 류현진의 위상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과거 뉴욕 연고지 시절부터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 거리던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는 60년대 서부로 이전하며 뉴욕 양키스-보스턴과 함께 메이저리그 최고 라이벌로 불렸다. 두 팀이 맞붙을 때에는 매진 사례가 다반사이며 심지어 잦은 벤치클리어링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한다. 이 경기가 전국 생방송으로 편성된 이유는 너무도 당연했다.
또한, 상대는 지난해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 맷 케인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의 늪에 빠져 있기 때문에 류현진 입장에서는 충분히 꺾을 만한 상대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오고 말았다.
지난해부터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는 다저스의 행보는 메이저리그는 물론 미국 스포츠계가 주목하는 이슈다. 대박과 쪽박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현재, 다저스는 5할 승률에도 못 미치고 있어 팀 분위기가 무겁다. 결국, 류현진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할 수 있던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 되고 말았다.
사실 류현진은 지난달 21일 볼티모어전에서 6이닝 5실점의 부진한 투구로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당시에도 다저스는 4연패 늪에 빠져있었다. 위기 상황에서 승리를 거둬 ‘연패 스토퍼’가 된다는 점은 에이스로서의 잠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류현진이 풀어 나가야할 숙제는 또 있다. 류현진은 지난 1일 콜로라도전 이후 4일만 쉰 뒤 등판했다. 이는 지난해까지 한화에서 충분한 휴식을 제공받았던 류현진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류현진의 한계투구수를 100개 이하로 보고 있다. 이제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에 비해 휴식일이 적고, 긴 이동거리와 들쭉날쭉한 경기 시간을 이겨내야 한다. 체력이라는 가장 큰 산을 넘지 못한다면 목표했던 10승도 달성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