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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권’ KIA·삼성, 20년 전 늦가을 빅뱅 재현?

이일동 기자
입력 2013.03.29 08:53
수정

2013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

1993 한국시리즈 이래 정상서 승부?

삼성과 해태, 전통의 두 명가의 20년 전 늦가을 명승부가 2013시즌 삼성 대 KIA로 데쟈뷰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5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는 9개 구단 감독이 예상한 우승 후보로 3개팀이 주로 거론됐다.

2년 연속 정상에 등극한 삼성과 만년 우승 후보 두산, 그리고 올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KIA다. 특히, 삼성과 KIA가 우승을 놓고 자웅을 겨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시범경기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한 KIA가 현재로선 가장 완벽한 투타 짜임새를 이뤘다. 시범경기 9승2패로 1위를 차지했다. 내용까지 좋다. 팀타율은 0.299. 팀타율로서는 꿈의 타율인 3할에 근접하는 고타율을 기록했다. ‘LCK포’로 불리는 주포들이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백업 멤버나 신인급 타자들의 기량이 급성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FA 김주찬 영입으로 주 포지션인 외야는 물론 내야까지 치열한 포지션 경쟁이 벌어졌다. KIA 선동열 감독은 김주찬에게 1루 수비연습을 시키는 '자극'도 가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움직인 것이다. 단지 시범경기일 뿐인 경기에서 KIA 타자들은 정규시즌처럼 치고 달렸다.

마운드도 달라졌다. 영점 조준에 실패했던 양현종이 부활하면서 선발은 물론 마무리까지 안정감을 불어 넣었다. 양현종 효과와 마무리 앤서니 성공 덕에 팀 평균자책점 2위(2.66)의 짠물투를 일궈냈다.

시범경기에서 1위하면 막상 정규시즌에 헤맨다는 야구 속설이 있다. 페이스 조절의 실패다. 스파링 파트너를 상대로 핵펀치를 가동하고 정작 메인 게임에서 물펀치를 날리는 격이다. 시범경기에서 오버 페이스하면 정작 정규시즌에선 하향 사이클로 접어든다고 생각하기 때문. 하지만 만년 부상병동에서 허덕이며 전체 전력을 동시에 구축한 적이 없던 KIA 상승세는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정반대다. 시범경기 최하위(2승6패3무)를 기록했다. 팀 타율(0.220)은 꼴찌고 팀 평균자책점(4.27)은 7위다. 신생구단 NC보다 더 참담한 성적이 시범경기에서 나왔다. 하지만 믿는 구석은 있다. 바로 여름에 강하다는 것.

2년 연속 우승할 때 시범경기에서 각각 6위와 7위에 머물렀지만 한여름만 되면 무더위 상승기류에 편승했다. 여름을 지배한 구단이니 봄 성적이야 대수롭지 않다는 분위기가 삼성 팀컬러로 정착됐다. 시범경기는 단지 연습경기 중 하나일 뿐이다. 그게 삼성의 여유다.

하지만 필승조의 전력 누수현상은 예사롭지 않다. '맏형' 정현욱(LG)의 FA 이적, 셋업맨 안지만-권오준 수술, 좌완 권혁 부진, 그리고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받던 차우찬의 이유 없는 구위 저하 등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과거 막강 불펜진 중 오승환만 건재하다. ‘쌍권총’ ‘안정권’으로 불리던 삼성 필승조는 해체됐거나 예전만큼 위력적이지 못하다. 삼성이 이번 여름을 낙관할 수 없는 이유가 삼성 야구의 핵심인 필승조의 약화다. 용병 선발 릭 밴덴헐크와 아네우리 로드리게스 등의 적응 여부도 의문부호로 남아있다. 삼성이 올 시즌 무너진다면 타격보다는 마운드 쪽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이 챔피언이라면 선동열 감독의 말처럼 '일낼 것 같은' KIA는 도전자다. 타선도 회복됐고 투수력도 작년에 비해 강화됐다. 반면, 삼성은 불펜에서 출혈이 크다. 좌완 백정현의 발굴이 소득이라면 가장 큰 소득이다. KIA가 삼성에 비해 가장 취약했던 불펜이 올라왔다. 샅바싸움에 전혀 밀리지 않을 힘을 길렀다.

올 시즌은 삼성보다는 KIA의 투타 전력이 더 짜임새가 높다.

김주찬이 가세한 KIA와 정현욱이 이탈한 삼성. 그 미묘한 차이가 팀 전력에 미묘한 변화를 몰고 왔다. 상승세의 KIA와 보합세의 삼성 두 팀의 맞대결은 2013 프로야구 최대 라이벌 매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단, 조건이 있다. 바로 KIA가 부상자 없이 시즌을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부임한 이후 주축 선수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풀타임 베스트전력을 가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KIA는 그렇지 못했다. 2년 동안 LCK포가 제대로 가동한 적이 없다. 올 시즌에야 비로소 베스트 멤버들로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사자와 호랑이, 두 맹수 중 진짜 강자는 누가 될까. 태양이 둘이 될 수 없듯 밀림의 제왕도 결국엔 하나다. 2013 프로야구는 삼성과 과거 해태의 왕조가 부활, 딱 20년 전 천재 이종범과 박충식이 투혼이 빛났던 '1993 한국시리즈로 추억의 시계를 되돌리게끔 하는 최고의 빅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과 해태, 전통의 두 명가의 20년 전 늦가을 명승부가 2013시즌 삼성 대 KIA로 데쟈뷰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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