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핵타선 실종’ 롯데…떠난 FA탓 아니다?

김윤일 기자
입력 2013.03.23 08:22
수정

시범경기서 빈타 허덕이며 공격 약화

FA 계약부터 외국인 선발까지 아쉬움

롯데 자이언츠 김시진 감독.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팀 타율-홈런-득점 1위였던 롯데의 ‘핵타선’은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롯데는 지난해 팀 타율 0.263을 기록, 이전해보다 2푼 가량 하락했고 홈런과 득점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물론 가을잔치행 티켓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는 공격보다 마운드의 힘으로 일군 성과였다.

지난해 롯데 타선의 침체는 그동안 팀의 주축이던 이대호의 이탈이 가장 큰 이유였다. 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이대호의 무게는 그동안 타선 전체에 큰 힘을 불어넣었고 손아섭과 홍성흔, 강민호가 우산효과를 누렸다.

롯데의 위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 이대호에 이어 올 시즌에는 FA 홍성흔과 김주찬 없이 라인업을 구성해야 한다. 40도루가 가능한 김주찬은 주득점원이었고, 홍성흔 역시 ‘한 방’으로 주자들을 쓸어 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롯데가 이들 FA를 놓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대호-홍성흔-김주찬 모두 팀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었지만 문제는 몸값이었다. 일찌감치 일본진출을 선언한 이대호를 차치하더라도 홍성흔과 김주찬이 요구한 조건은 분명 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홍성흔은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해 장기계약을 원했고, 김주찬은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으려 했다. 결국 원 소속팀과의 협상은 틀어졌고, 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한 두산과 KIA로 떠나버렸다.

물론 롯데가 아주 큰 손해를 본 건 아니었다. 지급해야 했던 ‘목돈’을 아꼈고, FA 보상금과 함께 김승회와 홍성민이라는 수준급 계투요원을 얻었다. 오히려 팬들 사이에서는 롯데가 스토브리그의 진정한 승자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롯데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크게 간과한 부분이 있다. 바로 ‘대체자 확보’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우승을 노리는 구단이라면, 팀 전력의 극대화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2연패한 삼성을 비롯해 3회 우승을 차지한 SK 역시 돈을 아끼는 구단들이 아니었다. 현대 야구는 과거 최동원이나 염종석과 같이 불세출의 스타가 등장해 우승으로 이끄는 감동스토리가 나올 수 없는 구조다.

핵심전력들이 팀을 떠났더라도 이에 대한 대비책은 마련했어야 했지만 롯데는 그렇지 못했다. 이대호 대신 1루를 맡은 박종윤은 공격이 나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홍성흔마저 떠난 4번 자리는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재 아직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급기야 김주찬의 대체자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결국 구단 프런트는 과감한 투자에 인색했고, 양승호 전 감독을 비롯한 1~2군 코칭스태프는 백업 양성을 게을리 한 셈이다. 새로 부임한 김시진 감독도 마찬가지다. 타선의 구멍을 메우기 보다는 마운드 보강에만 주력해 공격력 약화에 가속도를 붙였다.

KIA로 이적한 김주찬.

롯데의 타선보강은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2000안타’ 장성호가 전부다. 타점을 올려줄 타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안타 생산에 특화된 장성호의 선택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롯데는 이미 손아섭이라는 걸출한 안타제조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성호는 최근 노쇠화로 인해 기량 하락이 뚜렷하다.

외국인 선발에서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올 시즌은 홀수 구단 체제로 개막하기 때문에 각 팀들은 선발로테이션 구성에 숨통이 트였다. 일정 중간마다 휴식일이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4인 로테이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현재 롯데는 2명의 외국인 투수를 비롯해 송승준-고원준 카드를 확보했다. 시즌 중반에는 군에서 제대하는 조정훈이 합류하고, 부상 중인 이용훈도 재활 과정을 마쳐가고 있다. 시범경기서 선발로 나선 스윙맨 김승회, 이재곤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롯데는 외국인 선수 카드 1장을 충분히 타자 쪽으로 고를 여력이 있었다. 타선에는 카림 가르시아와 같은 장타자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마침 롯데는 스캇 리치몬드의 부상 아웃으로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선택은 다시 투수인 크리스 옥스프링이었다.

시범경기가 한창인 지금, 롯데의 순위는 8위로 처져있다. 팀 평균자책점 2.73(2위)인 마운드는 합격점이지만 타율(0.241, 5위)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팀 홈런도 3개만을 기록 중이다. 어디까지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개막 이후 정규시즌에서도 방망이 고민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