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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와 뜬구름?’ 맨유 퍼거슨 전화 받았나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입력 2012.05.08 09:37
수정

재계약 거절한 뒤 맨유행 루머 난무

퍼거슨 사로잡을 정도의 임팩트 없어

가가와가 퍼거슨에게 준 ‘임팩트’도 부족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까, 허무한 신기루에 좌절할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2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으로 이끌며 위세를 떨친 가가와 신지(23)가 더 큰 무대 진출을 꿈꾸고 있다.

최근 일본 언론은 가가와가 독일 분데스리가를 떠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있다.

도르트문트의 미하엘 구단 단장도 “가가와가 재계약 제안을 거절했다”면서 “독일무대가 아닌, 다른 세계에 도전하고 싶어 한다. 그의 꿈을 존중해줄 것”이라며 가가와의 잉글랜드행 루머에 무게를 더했다.

올 시즌 29경기 13득점 7도움을 기록하며 독일 분데스리가 MVP 후보까지 오른 가가와는 분명 빅리그를 꿈꿀 자격이 충분하다.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한 것은 물론 독일에서 완숙한 기량으로 동양선수의 자존심을 드높인 것도 사실이다.

다만, 가가와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진출 배후에 음흉한 손길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가가와 영입 가능성이 점쳐지는 팀은 로 꼽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첼시, 아스날, 맨시티, 리버풀 등이지만 가가와를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할지는 미지수다. 일본시장을 노린 마케팅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금융기관 스폰서를 등에 업은 리버풀은 2년 전부터 아시아 빅스타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이미 엔도 야스히토, 혼다 케이스케 등 일본선수들과 윤빛가람, 김보경 등 한국선수들이 물망에 올랐다.

문제는 리버풀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영입목록이 아닌, 리버풀 구단주 수첩에 적혀있다는 사실이다. 실질적으로 팀을 이끄는 사령탑이 아닌 구단주의 입김을 통해 입단한다면 사실상 ‘유니폼 판매사원’ 등급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구단으로 거론된 맨유 또한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난 바는 없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선수영입 주도권을 쥐고 있는 팀으로 구단주가 직접적으로 선수영입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퍼거슨의 원석 발굴과정은 평소 관심 있는 예비스타를 직접 확인한 뒤 직통 전화로 물밑 작업하는 방식이다. 가족까지 포섭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가 대표적인 예다.

‘아시아의 자존심’ 박지성의 영입 과정도 퍼거슨 감독이 직접 주도했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2004-05시즌 PSV에인트호벤과 AC밀란과 챔피언스리그 4강전서 모습을 드러냈다. 박지성의 기량을 직접 두 눈으로 체크하기 위해 비싼 입장권을 스스로 구매했다.

박지성은 로벤, 반 봄멜, 파르판, 비즐리 등과 함께 에인트호벤에서 활약했지만 퍼거슨 감독은 오직 박지성만 주목했다. 박지성에 앞서 네덜란드리그를 주무른 아인트호벤 득점왕 마테야 케즈만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첼시와 리버풀 등이 케즈만 영입에 혈안이 됐을 때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숨은 가치에 주목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에게 “한 시즌만 나와 더 뛰자. 1년 후 첼시로 보내주겠다”고 회유했지만, 퍼거슨의 유혹은 예상보다 강력했다. 박지성은 이미 퍼거슨의 ‘전화 카리스마’에 매혹된 상태였다.

반면, 가가와에 대해선 이러한 사전작업이 전혀 없다. 퍼거슨 감독이 가가와의 기량을 체크하기 위해 도르트문트 경기장에 나타났다는 보도는 단 한 번도 없었고, 관련 루머조차 생산되고 있지 않다. 가가와가 실체 불분명한 ‘맨유행 700만 파운드(약 128억 원) 이적료 루머’를 액면 그대로 믿어선 안 되는 이유다.

물론 올 시즌 퍼거슨은 지역 라이벌 맨체스티 시티와 우승 경쟁하느라 세계 각국 유망주를 직접 둘러볼 기회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가와가 퍼거슨에게 준 ‘임팩트’도 부족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2012년 분데스리가 인지도가 여전히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아보다 아래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실력 면에서 ‘프랑스리그급’이라는 혹평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명문 바이에른 뮌헨을 제외한, 분데스리가 팀들이 근래 4~5년간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에서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전문가들은 이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잉글랜드 무대보다 하위인 독일리그에서 동료의 지원을 바탕으로 공격에만 전념한 가가와의 성적표를 그대로 받아들기엔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이 정도로는 퍼거슨 마음을 사로잡기엔 부족하다는 얘기다.

박지성처럼 퍼거슨의 시선에 포착되기 위해선 ‘꿈의 무대’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에서의 꾸준한 활약상이 중요하다. 반면, 가가와는 남아공월드컵을 밟지 못했고, 소속팀 도르트문트는 지난 두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력을 잃었다. 결국, 가가와의 맨유행 보도는 현재로선 ‘신기루’에 가깝다. 뜬금없이 맨유에 입단한다 해도 가가와가 퍼거슨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가능성은 낮다.

가가와는 명문 구단에 입단하기에 앞서 정말 주전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박주영의 안타까운 실패 사례는 가가와에게도 무거운 물음표를 던진다.[데일리안 스포츠=이충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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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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