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대 2관왕' 이용규…그래서 더 가슴친다
입력 2012.05.0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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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타격 부진에도 도루-사구 1위
집요한 몸쪽 승부 극복이 관건
시즌 초반 1할대 타율에서 허덕이고 있는 이용규.
'최악의 부진, 이래 봬도 2관왕?'
'큐큐트레인' 이용규(27·KIA) 타율은 2할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시즌 중반까지 4할에 육박하는 타율로 타격왕을 다퉜던 이용규의 타율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치다. 특별한 부상 부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용규는 지난 5일 광주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2005년 7월 21일 문학 SK전 이후 약 7년 만에 7번에 배치됐다. 간혹 부상으로 빠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1번 타자 자리에서 밀려난 적은 거의 없었다. ‘20타석 무안타’ 기록을 꺼내지 않아도 그의 부진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집요할 정도로 몸쪽으로 승부하고 있는 상대투수들 집중 견제와 좌측으로 향하는 안타가 많은 점을 간파한 뒤 ‘이용규 시프트’가 작동하는 것도 이용규의 타율을 깎아먹는 큰 원인이다.
사실 이용규는 톱타자로서 천부적인 소질을 갖추진 못했다. 작고 날렵한 체구(175cm)에도 주루 능력은 다른 준족들에 비해 그리 뛰어나지 않다. 시즌 최다 도루는 2006년 38개로 이순철-이종범의 뒤를 잇는 타이거즈 1번 타자로선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용규는 한국 프로야구 톱타자 가운데 가장 높게 평가받고 있다. 주루 센스는 아쉽지만 타격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빠른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타법을 구사하는 그는 밀어치기와 배트 컨트롤에 능해 늘 높은 타율을 유지해왔다. 차분하게 볼을 골라내는 타입은 아니지만 볼카운트가 몰리면 원하지 않는 공을 커트하며 기회를 노린다. 그야말로 상대하는 투수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용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신임 선동열 감독은 KIA에 취임하기 무섭게 적극적으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뛰는 야구’를 강조했고 이에 발맞춰 주루능력 향상에 모든 힘을 기울였다. 이를 입증하듯 이용규는 시즌 초반부터 진루하면 과감하게 도루를 시도하며 상대 배터리를 긴장케 했다.
하지만 타격 부진이 심각해지면서 이 같은 상승효과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용규의 부진은 KIA타선 전체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동열 감독의 고민이 깊다.
KIA는 최근 몇 년간 경기 초반에 강했다. 이용규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이용규는 초반부터 선발투수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지치게 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사라졌고, 오히려 후속타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가뜩이나 이범호-김상현 등 중심타자들의 출혈이 큰 가운데 테이블세터에서조차 밥상을 차리지 못하니 득점 기회가 현저하게 줄었다. 선동열 감독이 이용규를 하위타순으로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용규가 타율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의 성적이 좋다는 점이다. 현재 도루(9개)와 볼넷(17개)에서 전체 1위다. 경쟁자들에 비해 출전경기가 적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놀라운 성적이다. 톱타자의 주요 임무 중 하나인 득점(전체 3위) 부문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바닥을 헤매는 타율은 그래서 더 가슴치게 만든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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