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꼴찌’ KIA…잔인한 4월에 피는 희망?
입력 2012.04.2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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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팀 타율-방어율 모두 꼴찌
싱싱한 마운드 장밋빛 청사진은 존재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
선동열 감독의 KIA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KIA는 27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전에서 상대 선발 이용찬 호투에 꽁꽁 막혀 0-2 패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KIA 선발 서재응은 6.2이닝 동안 9피안타 2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의 침묵에 쓰라린 2패(1승)째를 당했다.
28일 현재, 5승9패(승률 0.357)로 리그 7위에 있는 성적은 선동열 감독에겐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2005시즌 감독 부임 이후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면서 단숨에 명장 반열에 올랐던 그에게 올 4월은 유독 혹독한 한 달이다.
도드라진 이종범 빈자리
KIA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 분위기를 깨는 일이 발생했다. 바로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충격적인 은퇴 선언이 그것. 시즌 개막을 앞두고 터진 '은퇴 사건'은 선동열 감독에게 큰 부담이 됐다. 이종범의 기자회견으로 내홍은 봉합됐지만 그 여파는 컸다.
게다가 팀 주포인 이범호와 김상현이 동반부상으로 시즌 개막 이후 출전이 불가하다. 현재 18이닝 연속 무득점의 치욕도 바로 주포의 동반 이탈 탓이 크다. 선동열 감독은 주포 부재의 문제 해소를 위해 '빅초이' 최희섭을 1군으로 불러올리는 긴급처방을 내렸다.
하지만 최희섭 앞뒤에서 지원사격할 우타 거포의 부재는 최희섭의 중량감을 떨어뜨렸다. 타격 20걸 안에 든 타자는 3번타자 안치홍(0.310)이 유일하다. 중심타선의 약화된 파괴력은 하위타순으로 전염됐다. 최근 KIA의 하위 타순은 그야말로 ‘자동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허술하다. 게다가 리드오프 이용규 마저 심각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다. 작년 보여준 커트 신공의 위용은 온데간데없다.
팀타율 최하위(0.214)와 팀 최소홈런(3) 등은 이빨 빠진 호랑이군단의 현주소를 잘 대변한다. 최근 허약한 KIA 타선을 보면 이종범의 개막 직전 은퇴 선언이 다소 성급했던 게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다. 찬스 때 대타 요원으로 활용 가능한 맏형 이종범의 은퇴로 인해 하위 타선의 클러치 능력이 약화된 게 사실이다. 안타를 '치고 못치고'의 문제가 아니라 '있고 없고'의 문제 더 근원적이다.
'로페즈 없는' 윤석민과 서재응의 연패
선동열 감독 역시 이런 팀 타선의 허약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윤석민을 SK와의 원정 개막전이 아닌 홈 개막전에 등판시켰다. 잡아야 하는 경기는 반드시 잡겠다는 의도가 시즌 초부터 나타났던 것이다.
선발 로테이션 중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원투펀치’는 윤석민과 서재응이다.
윤석민과 서재응이 등판하는 경기만 잡더라도 승률 4할은 유지한다. 하지만 윤석민은 한화전에서, 서재응은 두산전에서 패배, 연패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게 됐다. 선동열 감독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를 놓쳤다는 게 더욱 힘든 승부를 예상케 한다. 선발진의 필승카드가 무너졌다.
총체적 난국임을 직감한 선동열 감독은 대대적인 팀 체제 정비에 돌입했다. 주니치 시절 동료였던 다카하시 미치타케 1군 투수코치를 2군으로 내려 보내고 이강철 불펜코치를 1군 투수코치로 임명했다.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투수코치와 삼성 시절 이뤘던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의도였다.
실제로 선동열 감독은 작년 말 포스트시즌 도중 오치아이에게 영입을 타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그 대안이 바로 다카하시였다. 다카하시 코치의 2군행은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5.49)에 대한 문책성 인사인 동시에 자신의 선택이 실패했다는 것을 재빨리 시인한 셈이다. KIA 투수들의 성향을 가장 잘 아는 이강철 코치를 택했다. 결국, 조범현 전 감독 시절 체제로 다시 회귀한 셈이다.
게다가 아퀼리노 로페스(SK)를 내보내고 영입한 앤서니 르루의 구위가 로페스보다 위력적이지 않다는 점도 문제. 좌완 호레이시오는 아직 개점휴업 상태다. 가장 자신 있는 마운드 운용 역시 의도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 바로 선동열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KIA 신인 투수 한승혁.
절망과 희망이 공존한 SUN의 4월
하지만 KIA 마운드엔 희망이 더 많다. 좌완 파이어볼러 양현종과 좌완 용병 호라시오 라미레즈가 1군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엔 차세대 유망주들을 1군에 올려 테스트를 하고 있다. 박지훈, 한승혁, 진해수, 홍성민 등이 ‘선의 남자’ 후보들이다.
특히, 고졸 한승혁과 대졸 언더핸드 홍성민은 140km/h를 웃도는 패스트볼을 보유, 성장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올 시즌 성적 부진을 각오하더라도 중장기적 안목에서 리빌딩을 하겠다는 선동열 감독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감독 데뷔 후 가장 혹독한 4월을 맞고 있지만 선동열의 KIA는 희망의 리빌딩을 준비하고 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절망 그 자체지만 길게 보면 KIA는 선동열 야구를 제대로 구사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최고의 투수조련사로 불리는 선동열 감독이 변화시킬 KIA 마운드의 장밋빛 청사진이 궁금해진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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