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클어진 KIA, 선동열 애달프게 하는…
입력 2012.04.1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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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구상했던 좌완-불펜 강화 실패
선수들 줄부상까지 겹치며 힘겨운 4월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선동열 감독의 근심은 늘어만 가고 있다.
선동열 감독이 KIA에 부임하자마자 우승 키워드로 꼽은 것은 다름 아닌 ‘좌완 투수’와 ‘강력한 불펜’이었다.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지키는 야구’로 대변되는 자신의 야구 철학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좌완과 불펜 강화는 전 소속팀 삼성에서부터 시작됐다.
삼성에 몸담은 6년간 좌완 선발 차우찬을 에이스급 투수로 길러냈고, 장원삼 영입을 위해 외부 선수 영입 불가 방침을 철회했을 정도다. 또한, 정현욱-권오준-권혁-안지만 등으로 시작돼 오승환으로 마무리되는 지금의 강력한 삼성 불펜은 선 감독의 최대 작품이기도 하다.
KIA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선 감독은 수준급 좌완 용병을 구하기 위해 지난 3년간 최다 이닝(510이닝)을 소화한 로페즈 카드를 버리며 일찌감치 “외국인 투수는 좌완 2명”이라고 못 박았다. 스프링 캠프에서는 한기주와 김진우, 유동훈 등 마무리 후보들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불펜 강화에 힘을 썼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 선 감독은 부상이라는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급기야 좌완 용병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계획이 헝클어지고 말았다. 가장 큰 기대를 했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은 어깨 통증으로 스프링캠프서 조기 귀국했다. 현재 재활 중인 양현종은 빨라야 5월 중순 이후에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무리 후보인 한기주와 김진우를 비롯해 손영민과 심동섭까지 약속이라도 한 듯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나마 한기주와 심동섭은 극적으로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지만 정상 컨디션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좌완 마무리 후보로 영입직전까지 갔던 외국인 투수 알렉스 그라만도 실망만을 안긴 채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했다. 이후 KIA는 전직 메이저리거였던 좌완 호라시오 라미레즈를 영입하는데 성공했지만 어깨 통증으로 26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상태다.
시즌 개막 뚜껑이 열리고 KIA의 현주소는 암담함 그 자체다. 선발진은 에이스 윤석민(8이닝 무실점)만이 제몫을 해낸 가운데 서재응과 앤서니 르루는 각각 첫 등판에서 실망스러운 투구를 보였다.
특히 양현종의 대체 선수로 낙점한 박경태는 지난 12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2.1이닝동안 5실점하며 실망만을 안겼다. 볼과 스트라이크의 구분이 확연한데다 선동열 감독이 기피하는 볼넷을 무려 3개나 내주고 말았다. 이에 선 감독은 “차라리 안타를 맞는 게 낫다. 첫 타자부터 볼을 남발하니”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전날까지 경기당 1.67득점에 불과하던 삼성 타선은 12안타 10득점을 몰아쳐 KIA로서는 타격 슬럼프를 도와주고만 셈이 되고 말았다. 더욱 큰 문제점은 현재 박경태를 대신할 좌완 선발감이 마땅치 않아 양현종과 라미레즈의 조기 복귀 외에는 답이 없는 것이 KIA 좌완의 현실이다.
강력한 뒷문을 구상하던 불펜진도 구성 자체에 어려움을 겪다보니 시즌 초부터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전천후 롱릴리프 역할을 담당해야할 김희걸은 올 시즌 등판한 2경기서 모두 실점했고, 유동훈 역시 시범경기 때와는 다르게 구위가 날카롭지 못하다. 심동섭과 한기주도 지난 13일 LG전에서 나란히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현재 KIA의 불펜은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17.2이닝동안 12실점(11자책)하며 5.60의 평균자책점(리그 7위)에 머물고 있다. 세이브는 단 1개에 그치고, 볼넷(15개)은 리그 최다라 걱정거리만 쌓여가고 있다.
물론 팀 타율 0.221에 불과한 팀 타선의 부진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직접적인 이유이기도 하지만 이는 애당초 선동열 감독의 시나리오에 포함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멀쩡하던 선수들의 부상까지는 선 감독도 예측 못한 부분이다. KIA는 타선에서도 김상현이 왼손바닥 유구골 골절로 전반기 아웃된 상황이고,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던 이범호도 결장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속죄한 최희섭이 돌아오긴 했지만 부족한 실전감각을 메우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예정이다.
결국 선동열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초반 성적에 기대를 접었다. 선 감독은 개막 직후 “4월을 5할 승률(10승 10패)로 가고 싶은데 그게 될런지”라며 “5월이 되면 부상 선수들이 다들 돌아올 것 같다. 그때부터는 5할 승률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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