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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넘어야할 또 하나의 산 ‘침대축구’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1.01.22 11:55
수정

리드 시 툭하면 넘어지는 ´침대축구´

해결책은 이른 시간 선취골 뿐

한국은 지난해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침대 축구´의 진수를 맛본 바 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침대축구’의 원조 이란과 아시안컵 8강에서 맞붙는다.

‘침대축구’란 고의적으로 쓰러져 경기 시간을 지연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대개 리드를 잡은 후반 초중반부터 발동이 걸리며, 대부분의 중동국가들이 이 전술(?)을 즐겨 사용해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특히, 중동축구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이야말로 ‘침대축구’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이란은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특유의 ´드러눕기´로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D조 1위를 차지했다. 객관적인 전력만으로도 우승권이지만 ‘침대축구’까지 구사,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이란의 침대축구는 북한과의 조별리그 2차전부터 본격화됐다. 예선 첫 경기 이라크전에서는 리드를 빼앗겼던 탓에 제대로 구사할 시간이 없었고, 오히려 이라크가 ‘침대축구’를 구사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짜릿한 역전승으로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간 이란은 북한을 상대로 ‘침대 축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날 북한은 전반 내내 강한 압박으로 경기를 주도해 나갔지만 후반 17분, 역습 한 방에 그대로 무너지며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부터는 뻔한 시나리오였다. 다급해진 북한은 공세로 전환했지만 툭하면 쓰러지는 이란 선수들의 플레이에 맥이 풀리고 말았다. 특히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페흐만 누리는 안영학의 발을 밟고도 오히려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UAE와의 3차전에서도 ‘침대 축구’는 어김없었다. 이란은 경기 전 이미 D조 1위를 확정지어놓은 상태였지만 ‘침대 축구’의 잔인함은 상황을 가리지 않았다. 1-0으로 앞서던 후반 27분, 이란의 아라시는 골키퍼와 공중볼 다툼을 하고 내려온 뒤 아파 죽겠다는 시늉을 했다. 리플레이 확인 결과 접촉은 없었다.

‘꼼수’는 선수들 간의 접촉을 통해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후반 초반 드로인을 하려던 이란의 골람 레자에이는 갑자기 공을 훑어보더니 볼보이에게 천천히 볼을 굴려줬다. 공에 전혀 이상이 없는데도 다른 공을 달라는 뜻이었다.

한국 역시 ‘침대축구’의 피해자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A매치에서 실소를 내뿜을 수밖에 없었다. 선취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종료시간이 다가올수록 동점골을 넣기 위해 거센 공격을 퍼부었고, 이란은 끈질길 ‘침대 축구’로 방어에 나섰다.

잘 뛰던 선수가 갑자기 쓰러져 다리에 쥐가 나는가 하면, 세예드 마흐디 골키퍼는 아예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한국팬들의 야유가 상암경기장에 가득 울려 퍼졌지만 이란 선수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결국 한국은 0-1로 패했다.

사실 침대축구를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는 선취골을 먼저 넣는 수밖에 없다. 그만큼 ‘침대 축구’는 골을 허용하지 않기 위한 확실한 방어수단(?)이기 때문이다.

‘침대 축구’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위배된 명백한 더티플레이다. 하지만 중동 선수들의 뻔뻔함은 상대의 따가운 시선에 절대 아랑곳하는 법이 없다. 이란전 선취골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한편, 일본은 요시다 마야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개최국 카타르에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두며 4강에 선착했다. 일본은 오는 25일 한국과 이란전 승자와 맞붙는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2011 AFC 아시안컵 8강 - 이란전
- 23일(일) 오전 1시 25분 : SBS, SBS ESPN, MBC SPORTS+ 생중계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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