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노소영 재산분할 앞두고 SK㈜ 지분 9440억 매각
입력 2026.10.02 17:56
수정 2026.10.02 18:47
SK㈜ 주식 165만여주 처분…매각액, 법원 재산분할 판결액과 동일
5440억원 전략적 투자자·4000억원 PRS로 조달…장내 매각 대신 블록딜
특수관계인 포함 의결권 33.5%→30.5%…최대주주 지위 유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8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 협·단체 규제합리화 간담회에서 한성숙 국무총리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 소송에 대비해 9440억원 규모의 SK㈜ 지분을 매각한다. 1조원에 육박하는 지분을 처분하면서도 전략적 투자자(SI)와 주가수익스왑(PRS)을 활용해 시장 충격을 줄이고 그룹 지배력은 유지하는 구조를 택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보유 중인 SK㈜ 보통주 165만3924주를 매각하는 내용의 특정증권등 거래계획보고서를 제출했다. 전체 거래 예정 금액은 약 9440억원이다. 공시상 거래 목적은 '보유 주식 매각을 통한 개인 소요 자금 조달'이다.
이번 매각액은 지난 7월 서울고법이 최 회장에게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한 재산분할금 9440억원과 같은 규모다. 최 회장은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한 상태지만, 법적 절차와 별개로 재산분할에 필요한 현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거래는 오는 11월 2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대규모 물량이 장내에 한꺼번에 출회될 경우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모두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다.
거래 구조도 두 갈래로 나뉜다. 약 5440억원어치인 97만2493주는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매각하고, 나머지 68만1431주 약 4000억원어치는 증권사를 상대로 PRS 방식으로 처분한다. 한국투자증권이 PRS 계약을 통해 약 4000억원 규모의 SK㈜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PRS는 기초자산인 주식의 향후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을 계약 당사자끼리 정산하는 파생거래다. 주식 자체는 증권사에 넘어가지만 계약에 따라 향후 주가 움직임에 따른 경제적 이해관계를 일정 부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단순 지분 매각과 다르다.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상당 부분 유지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17.8%에서 15.5%로 낮아진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도 25.2%에서 22.9%로 하락한다.
다만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기준으로 보면 최 회장의 지분율은 23.9%에서 20.8%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33.5%에서 30.5%로 조정된다. 1조원 가까운 지분을 현금화하고도 특수관계인 합산 의결권이 30%를 웃도는 셈이다. 최 회장의 최대주주 지위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
SK 측은 이번 거래가 최 회장의 개인적인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회사 경영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SK㈜도 기존 성장전략과 투자계획,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후 재상고장을 제출해 사건은 다시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다만 대규모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핵심 지주사 지분을 실제로 매각하기로 하면서 재산분할 판결이 최 회장의 보유 지분 구조에도 처음으로 구체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