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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표현의 자유'…'암살자들'로 들춰진 여당의 내로남불 [기자수첩-정치]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10.02 07:00
수정 2026.10.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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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표현의 자유 논쟁 진솔하게 토론하길

내로남불 아닌 속깊은 담론의 장 마련되길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하이브미디어코프

'미디어의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라는 화두가 정치권에 던져졌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이 사건의 배후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인 것처럼 묘사하면서 촉발된 논쟁이다. 미디어의 표현이 어디까지 가능한지에 대해 토론할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정쟁으로 치달으면서 역시나 진흙탕 싸움이 됐다.


지난 추석 개봉한 암살자(들)은 연휴가 끝나자마자 정치권의 표적이 됐다. 사건의 배후가 북한이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인 것처럼 묘사됐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내부 문건에도 육영수 여사 시해범이 북한 공작원인 문세광으로 명시됐을 정도로 역사적 사실은 명확하지만, 감독은 상상력을 더해 역사를 각색했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것은 국민의힘이다. 특히 계파와 무관하게 박 전 대통령을 음해할 목적으로 만든 영화라고 반발한 이유는 '박정희'라는 이름이 가진 영향력 때문일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보수 진영 입장에선 상징적인 인물이다.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룬 대통령으로서 현재 보수 정당의 이념과 정책 방향성의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여기다 박 전 대통령의 자녀인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미치는 영향도 당심을 자극한 것 같다.


국민의힘이 문제로 삼는 것은 명확하다. 음모론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운동권의 증오심을 자극하고, 대중에게 '박정희'라는 인물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키기 위한 정치적 프로파간다라는 것이다. 다만 영화 어디에도 박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피격을 지시했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각종 영화적 장치로 박 전 대통령이 배후라는 의심을 관객에게 제시했을 뿐이다. 결국 '해석'이라는 공을 감독이 관객에게 던졌고, 이를 받을지 말지는 대중의 선택이다.


표현의 자유는 국가의 검열이나 방해 없이 사상과 의견, 견해를 자유롭게 표출하고 전달할 수 있는 민주사회의 핵심 기본권이다. 물론, 내 표현의 자유를 위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여기서 정치권은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를 공론의 장에 올려놨어야 했다.


하지만 역시나 정치권은 표현의 자유를 논할 수 있는 기회를 '정쟁'으로 소비해 버렸다. 국민의힘의 주장은 거칠고 자극적이지만, 우리 사회가 어디까지 영화적 표현을 존중해야 하는지 의제를 던졌다. 그러나 카운터 파트너인 더불어민주당은 성숙한 대화가 아니라 '조롱'으로 일관하면서, 공론의 장은 형성되지도 못했다.


민주당의 행보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이미 진보 진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건국전쟁'을 가지고 표현의 자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전 대통령이 추진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 개혁 등이 지금의 대한민국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좌파 사람들은 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이 사사오입 개헌과 3·15 부정선거 등을 통해 장기 집권하며 자신이 도입한 민주주의 제도를 후퇴시킨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여당이 표현의 자유를 논의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특히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정쟁을 위해 논란을 부추긴다고 주장하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론의 장은 마련되지 못했다. 필자는 미디어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선 여야 모두 표현의 자유에 대해 진솔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적인 담론을 마련하기 위해선 여야가 표현의 자유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토론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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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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