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골절된 24개월 아기 불닭소스 먹인 친모…"입맛 돌게 하려고"
입력 2026.09.29 15:41
수정 2026.09.29 15:42
대전지법,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 피고인 결심공판 진행
친부 "사망할 거라는 생각 못해…스트레스 많아 때렸다"
친모, 소주 먹인 이유에는…"혈액순환 도움 될 거 같아서"
법원ⓒ연합뉴스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를 수개월 동안 폭행·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부부가 아기를 살해하거나 학대한 사실 일부를 부인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이날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부 A씨와 친모 B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절차 마무리 전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A씨는 숨질 당시 생후 24개월이었던 C양의 뺨을 때리고 걷어차는 등 수개월간 폭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C양의 팔다리를 잡고 들어 올려 허리높이에서 떨어뜨리거나, 기저귀만 입힌 채 방 창문을 열어 학대한 사실도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미숙아로 태어난 피해 아동이 여러 질병을 앓아 입퇴원을 반복했고, 영양도 결핍된 상태에서 학대와 폭행으로 사망할 수 있었다는 점을 피고인들이 인지했던 것으로 보고 질문을 이어갔다.
하지만 A씨는 "사망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좀 마르기는 했지만, 그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아기를 세게 때린 이유에 대해서는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대답했다.
B씨는 아기가 숨지기 전 불닭소스를 먹이고, 두개골이 골절됐을 때 10㏄ 약병에 소주를 넣어 먹인 사실과 관련해 "평소 밥을 잘 먹지 않아 입맛을 돌게 하려고 소스를 먹인 것"이라며 "소주는 시골 어른들이 가끔 먹이는 일이 있어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먹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주 등을 먹인 건 이때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B씨는 남편이 아기를 학대하고 폭행한 사실은 알지 못했고, 온몸에 든 멍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도 했다. 아이의 몸 상태를 보고도 적극적으로 병원 치료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집에서 치료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병원에 갔을 때는 별다른 말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숨진 C양을 비롯해 네 자녀를 키우고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에게 같은 행위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B씨는 "낳고 싶지 않았는데 남편이 원했다"며 "아이를 보면 제가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았다"고 했다.
숨진 아기의 머리뼈가 부러질 정도로 크게 다친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은 "씻기다가 넘어졌는데 피부가 달아오르기만 해서 심각한 줄 몰랐고, 이후 숨을 안 쉬는 것 같아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범행 기간과 정도, 피고인들이 말을 맞춰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 등에 비춰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만 B씨에 대해서는 남겨진 자녀들의 양육과 비교적 범행 정도가 가벼운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최후변론에서 "용서를 구하고 싶다. 후회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22일 A씨 부부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