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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서 진폐증 얻고 우울증 사망…법원 "업무상 재해"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9.28 10:13
수정 2026.09.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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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진폐증 진단 받은 후 여러 차례 심폐기능 장해 진단

병원서 요양하다 2023년 스스로 생 마감…유족, 장례비 청구

"진폐증으로 발생 정신질환 악화…합리적 판단 기대 어려워"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데일리안DB

탄광에서 일하던 중 얻은 진폐증으로 인한 우울증이 악화해 자살한 광원의 사망은 업무상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0부(부장판사 정은영)는 탄광 광원으로 근무한 A씨의 자녀들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단했다. 소송비용은 근로복지공단이 부담하라고 했다.


A씨는 탄광에서 광원으로 일하다 1986년 진폐증 진단을 처음 받은 후 여러 차례 정밀진단에서 심폐기능 장해 진단을 받았다.


그는 병원에서 요양하다 2023년 10월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진폐유족연금과 장례비를 청구했지만, 공단은 진폐증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했다.


유족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유족은 법정에서 "망인이 진폐증과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을 진단받은 이후 호흡곤란 증상 악화, 수면 장애와 불안장애를 겪었고 사망 직전 진폐합병증인 기흉 관련 증상으로 정신질환이 더욱 악화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극단 선택을 했다"며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질병은 진폐증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망인은 업무상 질병인 진폐증으로 발생한 정신질환이 악화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 추단할 수 있으므로, 사망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진폐증으로 오랜 기간 요양 생활을 하면서 불안 장애, 수면장애, 우울증세 진단을 받았고 숨지기 1년 전부터는 폐 기능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기존 불안·우울 증세가 심해졌다고 짚었다.


A씨가 의료진으로부터 폐 질환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말을 들었고 '일상이 너무 힘들고 지친다' 등 표현을 한 점에 비춰보면 이 무렵 깊은 절망과 무력감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판단했다.


다수 중증 폐 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데 따른 공포감,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질병의 악화, 장기 투병으로 인한 고통이 자살에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있다는 법원 감정의의 의견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 예방 SNS 상담 "마들랜" (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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