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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한약재였는데 뼈 재생 효과까지 있었다"…자생한방병원, 효과 규명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6.09.28 10:13
수정 2026.09.2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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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 방풍, 뼈 재생 촉진 효과 최초 규명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처방되는 '신바로' 핵심 약재

SCI(E)급 국제학술지 '첨단 생물학'에 게재

한약재로 활용하기 위해 건조한 뒤 얇게 절편한 '방풍(防風)'. ⓒ자생한방병원

골절이나 골다공증처럼 뼈가 약해져 골절 위험을 높이는 질환에 한약재 방풍(防風)이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풍은 통상 관절 통증과 염증 치료에 쓰여왔는데, 손상된 뼈 재생 촉진 작용까지 의학적으로 규명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현성 박사 연구팀은 방풍 추출물이 뼈 재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 '첨단 생물학(Advanced Biology, IF=3.2)'에 최근 게재했다.


방풍은 미나리과 식물로, 방풍나물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식물이다. 예로부터 관절 통증과 염증을 다스리는 한약재로 쓰여왔다. 허리디스크 등 각종 근골격계 질환에 대표적으로 처방되는 ‘신바로’ 구성 약재(방풍·우슬·오가피·구척·대두황권·두충)에도 포함된다.


뼈 재생 효과를 내는 한약재는 호르몬제 등 기존 약물의 부작용을 피하는 대체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건강한 뼈는 평생 기존의 뼈를 제거하고 새로운 뼈를 만드는 골 형성 과정을 반복하여 균형을 유지한다. 오래된 뼈를 없애는 파골세포가 뼈를 분해하면 새로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가 빈자리를 채우는 식이다. 이 과정은 골절이 발생하면 더 활발해진다.


문제는 노화나 폐경에 따른 호르몬 변화 등으로 파골세포에 의한 골흡수가 조골세포에 의한 골형성을 지속적으로 초과할 때다. 이는 골다공증으로 이어져 골절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골절 회복도 늦어진다. 뼈가 아문 뒤에도 강도가 충분하지 않아 재골절에도 취약해진다.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활성은 촉진하고 뼈를 흡수하는 파골세포의 활성은 억제하는 방풍의 이중 조절 기전. ⓒ자생한방병원

현재 골다공증 치료에는 파골세포에 의한 골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인 ‘비스포스포네이트’와 골 형성을 촉진하는 ‘부갑상선호르몬제제’ 등이 사용된다. 그러나 이 약물들은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장기 사용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그간 꾸준히 제기돼왔다.


대체재 모색에 나선 연구팀은 기존 근골격계 치료에 활용돼 온 한약재 가운데 뼈 생성과 회복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신바로의 주요 구성 약재인 방풍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먼저 세포실험을 진행해 실험쥐의 두개골에서 분리한 조골세포에 방풍 추출물을 농도별로 처리했다. 이후 세포가 얼마나 잘 자라고 뼈를 만드는지 살폈다. 그 결과 방풍 추출물은 조골세포에 독성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분화를 촉진했다.


또, 뼈 형성이 시작될 때 분비량이 증가하는 효소인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ALP)의 활성이 높아졌고, 뼈가 단단해지는 단계인 칼슘 침착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조골세포 분화를 조절하는 유전자(RUNX2)와 뼈의 기본 구조를 이루는 골기질 구성 유전자(Col1a1)의 발현이 모두 증가했다.


동물실험에서도 방풍의 뼈 재생 효과가 확인됐다. 실험쥐의 대퇴골에 작은 구멍을 만든 뒤 방풍 추출물을 용량별로 1주일간 투여했다. 이후 뼈 내부를 정밀하게 촬영하는 장비(micro-CT)를 이용해 손상 부위의 회복 정도를 살핀 결과 방풍 추출물이 많이 투여될수록 새로 형성된 뼈의 양(골부피)과 뼈의 촘촘한 정도(골밀도)가 증가했다.


특히 파골세포의 활동 정도를 보여주는 ‘TRAP 양성세포’는 뚜렷하게 줄어든 반면 골형성 지표인 ‘오스테오칼신(OCN)’의 발현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CI(E)급 국제학술지 ‘첨단 생물학(Advanced Biology, IF=3.2)’에 게재된 해당 논문 표지.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은 방풍의 효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컴퓨터를 이용한 분자결합 시뮬레이션도 진행했다. 방풍의 주요 성분이 파골세포와 조골세포의 활동에 관여하는 단백질과 얼마나 안정적으로 결합하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파골세포의 생성과 활동에 관여하는 수용체 단백질(RANK)과 조골세포 형성과 활동에 관여하는 단백질(RUNX2)이다.


분석 결과, 방풍의 주요 성분인 ‘프림-오-글루코실시미퓨긴(prim-O-glucosylcimifugin)’ 등이 RANK와 RUNX2 모두에 안정적으로 결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방풍이 골흡수와 골형성에 관여하는 분자 표적과 상호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앞선 세포 및 동물실험에서 확인된 골재생 효과의 잠재적 작용 기전을 뒷받침한다. 특히 골다공증은 뼈를 만드는 속도보다 뼈가 사라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발생하는 만큼, 방풍의 이러한 이중 작용은 골다공증 치료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시사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현성 박사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항염증·면역조절 효능으로만 알려져 있던 한약재 방풍이 골형성과 골흡수를 동시에 조절해 골절 치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장기 관찰 연구를 통해 방풍과 이를 포함한 한약 처방의 골절 치료 근거를 더욱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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