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보다 실행”…홍지선號 첫 과제는 주택공급 ‘속도’
입력 2026.09.23 15:15
수정 2026.09.23 15:17
3기 신도시부터 신규택지까지 기존 공급계획 이행 강조
서울시와 공급 후보지 이견 조율·보상절차 단축 과제
“새 대책보다 실제 착공 먼저 보여줘야”
홍지선 국토교토부 장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과 동시에 주택 공급 ‘속도전’을 예고했다. 잇단 공급대책으로 계획 물량은 쌓였지만 실제 착공까지 이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 공급계획을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하느냐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취임식에서 주거안정을 강조했다. 정부가 계획한 물량 착공을 앞당겨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홍 장관은 "주택 수급의 불균형과 임대차 시장의 불안, 가계부채 부담까지 서로 맞물려 있다"며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풀 수 있는 현장과 실용 중심의 주택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장관 임명안을 재가한 지난 22일 3기 신도시 부천대장지구를 방문하며 주택 공급 계획 실행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주택 공급 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발언은 수요가 몰리는 서울과 인근 수도권 주택 공급이 부진한 가운데 나왔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인천·경기 주택 착공실적은 7만789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7만6339건 대비 1555건 늘었다.
다만 2년 전인 2024년(7만9515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편인 만큼 주택 공급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 공급 여건도 악화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전쟁 등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제유가 상승이 이어지고 건설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 기준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세 차례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며 수도권에서만 2030년까지 135만 가구 이상 신규 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9·7대책에 이어 올해 1·29대책과 8·13대책을 발표했다.
8·13대책에 따라 정부는 연내 수도권 신규 주택공급택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선 대책에서는 강서구 염창공원과 남양주 와부읍 일대, 광주역세권2지구 등에서 총 2만7000가구 공급 계획을 제시했다. 이어 최소 7만3000가구 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를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2일 3기 신도시 부천대장지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정부가 최근 공급 계획을 잇달아 내놓은 만큼 홍 장관에게는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일이 과제로 꼽힌다. 후보지 발표와 지구 지정 이후 보상과 인허가, 착공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지역주민과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공기관 간 조율 능력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국토부와 서울시 간 협의가 추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 탄천물재생센터 등 서울 내 주택 공급 방안과 공급 후보지를 두고 입장차가 큰 탓이다. 이에 국토부와 서울시 실무자 협의 외에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이 진행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것도 과제다. 국토부는 지난 21일 고양대곡지식융합지구와 의왕오전왕곡지구 등 총 2만30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발표했다. 두 지구는 2024년 11월 서초 서리풀, 의정부 용현지구와 함께 신규택지로 발표된 곳으로, 약 2년 만에 지구 지정 절차를 마쳤다.
정부는 신규 부지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토지보상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8·13대책에도 44개월가량 소요되던 부지 확보 기간을 24개월로, 20개월 단축하는 방안이 담겼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공급대책을 발표하기보다 이미 발표된 계획을 제대로 실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100만가구 단위의 숫자가 나오고 서로 중첩되는 부분도 있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이것도 안 되겠구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가 계획을 내놓기보다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사업을 실제 착공으로 먼저 보여줘야 시장의 인식이 변화하고 무주택자들의 불안도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