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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쿠팡 줄줄이 소송…유통기업들 법원 향하는 이유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09.28 07:00
수정 2026.09.28 07:0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검색·PB·하도급까지…넓은 사업 영역에 규제 부담 ↑

과징금에 법률 대응 비용까지…경영 불확실성 확대

공정위 과징금 순환급액 1070억원…제재 적정성 논란

CJ대한통운 차량. ⓒCJ대한통운

유통·물류기업들이 정부의 제재에 불복해 잇따라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상품 판매부터 물류·배송까지 사업 영역이 넓어 다양한 규제를 받는 가운데, 최근 정부의 제재 강화 기조까지 맞물려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재가 핵심 사업 운영 방식과 직결되면서 법원을 통해 법률 적용 기준과 제재 수위의 적정성을 따져보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달 21일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날 제재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으며, 법원은 지난달 말 이를 인용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5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와 CJ대한통운 등 택배업체 5개사가 배송 업무를 맡기는 과정에서 맺은 하도급 계약 9186건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계약서를 제대로 발급하지 않거나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책임을 협력업체에 부당하게 떠넘기는 등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CJ대한통운의 경우 계약서를 제대로 발급하지 않은 사례가 144건, 협력업체에 불리한 부당특약이 14개 확인됐다.


이에 공정위는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문제가 된 계약조항을 90일 이내에 수정하거나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이와 함께 과징금 6억1200만원을 부과했다.


CJ대한통운은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에 나섰다.


각종 사안으로 과징금 폭탄을 맞은 쿠팡 또한 각종 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올해 쿠팡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공정위 결정에 불복해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서도 개인정보위가 지난 6월 부과한 과징금 6246억8100만원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2024년에는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공정위로부터 14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됐다.


당시 공정위는 쿠팡이 PB 상품에 유리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설정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구매 후기를 작성하게 한 행위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쿠팡은 PB 상품이 일반 제조사 제품보다 저렴해 소비자들이 선택한 결과라고 반박하며 이후 같은 해 9월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전경.ⓒ뉴시스

이처럼 유통업계에서 정부 제재를 둘러싼 행정소송이 잇따르는 배경 업종 특유의 복잡한 사업 구조와 규제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우선 플랫폼 기업은 상품 판매뿐 아니라 검색 노출과 PB 운영, 납품업체 관리, 물류·배송, 개인정보 관리 등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수행한다.


이에 따라 하나의 사업 안에서도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여러 법률의 적용을 받는 구조다.


사업 영역이 넓어질수록 공정위, 개보위 등 규제기관과의 접점도 늘어나고, 제재가 발생했을 때 영향을 받는 사업 범위도 확대될 수 있다.


물류기업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택배업은 본사와 대리점, 배송기사 등 여러 주체가 참여하는 위탁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계약관계에 따라 다양한 규제의 적용을 받는다.


이처럼 유통·물류기업들은 여러 제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여러 제재가 한꺼번에 발생하면 법률 대응 비용과 사업 운영 비용이 겹치면서 재무적 부담도 상당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정부의 제재 강화 기조까지 맞닥뜨리면서 경영 부담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제재의 적정성을 다투고 사업 운영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들어 기업들에 대한 과징금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고 있는 만큼 제재 수위의 적정성에 대한 더 명확한 심판을 요구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공정위가 기업에 돌려준 과징금 순환급액은 1070억81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환급액인 698억4400만원을 이미 넘어섰다.


환급액 대부분은 행정소송 패소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법원이 위법행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과징금을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순환급액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조사 초기부터 위법성 판단과 경제분석, 과징금 산정 근거를 면밀히 검토해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규제 운영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특히 과도한 제재로 정상적인 기업 활동과 투자까지 위축되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라며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합당한 제재가 이뤄져야 하지만, 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과도한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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