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꺾이고 외곽은 뛰고…한은 "집값 오를 거란 기대 꺾어야"
입력 2026.09.22 11:18
수정 2026.09.22 11:18
지난 8월 부동산 대책 이후 중·저가 주택 밀집 지역으로 매수세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8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서울 등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고가주택은 매물이 늘며 가격 상승세가 꺾인 반면 중·저가 주택 밀집 지역으로 매수세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향후 집값 안정은 다주택자와 실수요자의 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얼마나 억제하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8월 대책 전후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주택 가격대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세부담 증가폭이 큰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은 매도 매물이 늘고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고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세 과세 강화와 2027~2028년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조치가 맞물린 영향이다.
대책 발표 직전 대비 지난 9월 14일 기준 서울 강남구(-1.28%)와 서초구(-0.94%)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송파구(0.34%) 역시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과세 부담이 적고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 실수요자 금융지원이 유지된 중·저가 주택 밀집 지역은 매수 수요가 집중되며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중랑구(3.46%), 성북구(3.36%), 서대문구(3.15%), 강북구(2.92%) 등 서울 외곽 및 강북 지역은 3%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책 발표 6주 경과 시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물은 7.0만 호로 과거 주요 대책 발표 이후 평균 수준(7.0만 호)에 도달했다.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0.16%로 과거 평균(0.10%)을 소폭 상회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이번 대책의 실질적인 파급효과가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에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5년간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3.5%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기대할 경우 다주택 가구의 19.8%가 2027년 중 주택을 매도할 유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기대 상승률이 최근 서울 수준인 연평균 8.2%까지 높아지면 매도 유인이 있는 다주택 가구 비중은 8.9%로 급감했다.
상승 기대가 꺾이지 않으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무주택 실수요자 역시 상승 기대가 지속될 경우 중·저가 주택 매수로 쏠릴 가능성이 상존한다.
가계대출의 경우 주택매매거래 증가와 주식투자 수요 등으로 빠르게 늘어나다 8월 들어 금융기관의 총량한도 도달 등으로 증가세가 축소됐다.
그러나 향후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우려도 나왔다.
서울 외곽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중·저가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고, 연간 가계대출 총량 관리목표가 기존 1.5%에서 3.0%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향후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