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 수출에서 생태계 구축"… K-방산, 중남미 전략 대전환 필요 목소리
입력 2026.09.21 16:18
수정 2026.09.21 16:20
중남미, 장비 노후화·제한된 예산 등 구조적 과제
무기 경쟁력·금융·인프라 등 '패키지 딜' 필요 제언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중남미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민관협력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송오미 기자
한국 방산업체의 중남미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되는 가운데, 우수한 무기체계 경쟁력뿐만 아니라 정책금융·현지 인프라 구축·외교적 신뢰를 아우르는 종합 '패키지 딜'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존 장비의 노후화와 제한된 예산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는 중남미 시장을 뚫기 위해 민관이 원팀으로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선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주관한 '중남미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민관협력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선 정부의 지원 전략과 기업의 맞춤형 전략, 금융기관의 정책금융 지원 수단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자 한국·페루 의원친선협회 회장인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중남미 시장에서 K-방산의 경쟁력을 더 높이려면 기업의 노력에 국가 차원의 체계적 지원까지 더해져야 한다"며 "정부 간 협력과 방산 외교를 강화하고, 장기 금융, 공적개발원조(ODA), 산업협력 사업을 수출 전략과 긴밀하게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발굴부터 계약, 납품, 후속 지원까지 관계 부처와 금융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범정부 지원체계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방산이 전략적 산업으로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정착하려면 방산 분야에서 특별한 별도의 계약 관련 법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우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K-방산은 (함정 수출 등) 이미 페루에서의 경험을 통해 중남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오늘 논의될 중남미 방산수출 확대 전략과 범정부·산업 패키지 딜은 K-방산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사안들"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태곤 방위사업청 국제협력관은 지금이 중남미 방산 시장 선점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진단하며 "방산 수출은 무기 판매가 아닌 대상국의 '방산 자립 로드맵'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국제협력관은 정부의 지원 전략으로는 ▲중남미 국가들의 예산 한계 극복을 위한 맞춤형 금융지원 설계 ▲퇴역장비 공여 ▲현지 방산 역량 강화 지원 ▲지속 가능한 협력 기반 구축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브라질의 두 차례 정상회담 이후 브라질에서 방산공동위원회 출범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방산은 정부의 역할이 너무나도 강하게 요구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한·브라질 방산공동위원회는 오는 11월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송운성 HD현대중공업 상무는 "현지 업체들은 기술·생산 역량이 갖춰지지 않았고 제조 인프라도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전문 인력은 과부족하고 숙련도가 부족하다"며 "사람과 기술을 육성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ODA를 활용한 기술인력양성센터 구축은 단순한 교육 지원을 넘어 페루 조선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우리 기업의 페루 진출과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전략적인 협력 사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홍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상무는 "국가들을 만나보면 항공뿐 아니라 해상·육상 전력을 현대화하려는 의지와 수요는 굉장히 크지만 문제는 예산이 없다는 것"이라며 "단순히 수출신용기관(ECA)을 통해 수출금융을 제공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선제적인 예산 확보를 전제로 사업을 만들 수 있도록 설득하는 진일보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준모 현대로템 전무는 "완제품 중심 수출에서 현지화 기반 방산 생태계 구축을 통한 수출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며 ▲수출 금융 지원 고도화 ▲장비 공여 범위 전략적 확대 ▲국가차원 수출 패키기 수립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중남미 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경쟁력 있는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수출 생태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