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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내 산업 키운다'던 국민성장펀드 1호…덴마크 기업에 사업비 27.6%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9.22 18:48
수정 2026.09.2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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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우이 해상풍력, 베스타스社 터빈 공급

터빈값만 총공사비 35.5% 차지

산은, 베스타스 국내공장 철회에도 지원 결정

정부는 '터빈 제외 기자재 국산화율 100%' 강조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안우이 해상풍력에 설치되는 베스타스 터빈의 공급가액은 전체 공사비의 35.5%, 총사업비의 27.6% 수준이다. ⓒ한국중부발전

국내 산업생태계 육성을 내건 국민성장펀드의 첫 투자사업인 신안우이 해상풍력에 덴마크 기업인 베스타스(Vestas)의 터빈이 공급된다.


터빈 가격만 총사업비의 27.6%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사업 규모가 3조4000억원인 것을 감안해 단순 환산하면 9000억원대 수준이다.


베스타스는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국내 생산공장 투자계획을 철회한 기업이다.


한국산업은행은 심사 당시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터빈을 제외한 기자재는 국내 공급망을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75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안우이 해상풍력에 설치되는 베스타스 터빈의 공급가액은 전체 공사비의 35.5%, 총사업비의 27.6%를 차지한다.


신안우이 해상풍력은 전남 신안군 우이도 인근에 15MW(메가와트)급 터빈 26기를 설치해 총 390MW 규모의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발전단지의 핵심 설비인 풍력터빈에 덴마크 기업 베스타스 제품이 들어간다.


산은은 베스타스 터빈 선정과 관련해 가격과 납기, 국내 업체의 기술 수준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3조4000억원 가운데 국민성장펀드의 첨단전략기금을 활용해 선순위 7000억원, 후순위 500억원 등 총 7500억원이 장기 대출 구조로 지원된다.


정부는 신안우이 사업을 국민성장펀드 1호 투자사업으로 발표할 때부터 국내 산업 파급효과를 강조해왔다.


금융위원회는 올 1월 신안우이 자금 지원을 결정하면서 "순수 국내자본으로 추진되는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으로 국내 조선·케이블 산업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시 기후에너지환경부 자료를 근거로 '터빈을 제외한 기자재 국산화율 97%'라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 7월 16일 착공식에서는 '터빈 제외 기자재 국산화율 100%'를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9일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 PF금융 약정식을 개최하며 사업 개요와 함께 PF 금융 구조도를 공개했다. ⓒ금융위원회

전체 사업비의 27.6%를 차지하는 터빈은 해상풍력의 핵심 설비로 통한다.


핵심 설비는 외산을 공급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기자재의 국산화율 100%를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베스타스가 제작하는 터빈에 국내 부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단 점이다.


산은은 "터빈 제작 관련 국내 조달 비중은 제조사인 베스타스가 조달처를 공개하지 않아 파악이 어렵다"고 답했다.


베스타스는 2023년 한국에 3억 달러를 투자해 풍력터빈 핵심 부품·설비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아태지역본부는 한국으로 이전했지만 목포에 추진했던 생산공장 건설은 현재까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국내 수주 부진 등 사업성이 맞지 않아 공장 건설을 보류하고 있다.


산은은 "심사 당시 베스타스 측이 국내 생산공장 투자계획을 철회한 상황은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터빈을 제외한 하부구조물, 해저케이블, 변전소 등에 대한 국내 공급망 활용도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터빈을 제외한 공종에 대해선 국내 하도급사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약정 의무도 없었다.


산은은 "국내 공급망 활용을 의무화할 경우, 시공사의 자율적 공정·원가 관리가 제약돼 적기 준공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약정상 강제조건으로 규정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약정은 없지만) 투자심사 과정에서 국내 하도급사와의 예상 계약금액을 토대로 건설계약금액을 책정했고, 실제 계약 체결 협의가 상당 부분 진행됐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조달 비율이 최대한 확보되도록 기금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단 설명이다.


한 기후·에너지 분야 관계자는 "(정부가) 녹색기술 국산화와 국내 기업 육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공장 투자계획을 철회한 기업의 터빈을 대규모 정책금융 사업에 활용하기로 한 결정은 어떤 판단을 거쳤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정훈 의원은 "외산 터빈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며 "국내 산업생태계를 키우겠다며 7500억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했다면, 그 돈으로 국내에 무엇을 더 남겼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조달·기술·고용 측면에서 어떤 추가 효과를 확보했는지 정부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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