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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소사이어티 4000호 주인공…4·3 유족 故김을생 할머니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9.21 10:56
수정 2026.09.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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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보상금 5000만원에 생전 기부·가족 뜻 더해 1억원

아들·손주까지 회원 가입…3대째 이어진 나눔

(왼쪽부터) 윤여준 사랑의열매 회장,故김을생 아너의 아들 김춘보 아너, 강지언 제주 사랑의열매 회장이 아너 소사이어티 특별회원 가입 인증패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랑의열매

제주4·3사건의 아픔을 겪은 고(故) 김을생 할머니가 사랑의열매 아너 소사이어티 4000번째 회원에 이름을 올렸다. 생전 기부금과 4·3 피해보상금에 가족이 뜻을 보태 마련한 1억원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


21일 사랑의열매에 따르면 제주4·3사건 희생자 유족인 김 할머니가 아너 소사이어티 특별회원으로 가입했다. 가족이나 제3자가 1억원 이상을 기부하고 대표자로 추대한 경우 특별회원이 된다.


기부금 1억원에는 김 할머니가 생전에 기부한 2600만원과 4·3 피해보상금 5000만원이 포함됐다. 아들 김춘보 씨가 2400만원을 더했다. 역사의 아픔에 대한 피해보상금을 다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에 내놓은 셈이다.


지난 18일 제주 사랑의열매에서 열린 가입식에는 김씨와 가족, 윤여준 사랑의열매 회장, 강지언 제주 사랑의열매 회장, 이상익 사랑의열매 사무총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가족의 나눔은 3대째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성장한 뒤 1994년부터 어려운 이웃을 익명으로 지원해 '얼굴 없는 농민천사'로 알려졌다.


2014년에는 농사를 지으며 평생 모은 2억원을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 708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2015년에는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국민포장을 받았다.


김씨의 자녀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다. 김 할머니까지 가입하면서 3대에 걸쳐 가족이 함께 나눔에 참여하는 '패밀리 아너'가 됐다. 현재 패밀리 아너는 486개 가족, 1109명으로 전체 회원의 약 28%다.


아들 김씨는 "어머니께서 평생 품고 살아오신 4·3의 아픔과 가족의 마음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으로 남길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나눔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의 이름으로 시작된 이번 나눔이 더 많은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을 기부하거나 5년 이내 1억원 이상 기부를 약정하면 가입할 수 있는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이다. 2007년 12월 출범한 뒤 19년 만에 4000호 회원을 맞았다.


회원 수는 2015년 10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18년 2000명, 2022년 3000명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아너 소사이어티를 통해 모인 기부금은 4495억원이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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