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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된 인사'라던 김승원 자진 사퇴…민주당, 뒷수습 어쩌나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9.21 06:00
수정 2026.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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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국민 눈높이 미치지 못했다"며 사퇴

민심 거스르며 총력 엄호하던 민주당

자진사퇴에 난처…인사 판단 도마 위

"김민석 리더십 조만간 한계 봉착할 것"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김 후보자는 후보직을 사퇴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8·30 개각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 20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민주당이 야당의 반발에도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하며 임명에 힘을 실었지만 결국 낙마하면서 여권의 인사 판단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김민석 지도부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 리더십까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승원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며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저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사퇴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의 임명 여부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발언을 접한 다음 날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청와대는 강유정 수석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국정의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명 직후부터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지낸 이력 등으로 야권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낙마 0순위'로 지목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 의원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김 의원에 대해 '보면 볼수록 잘된 인사"라며 "반드시 지키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여당의 엄호 기조는 이어졌다. 법사위는 지난 17일 민주당 주도로 김 의원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민주당은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이 소명됐다는 입장이었지만 국민의힘은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이 때문에 청문보고서까지 채택된 후보자가 대통령의 최종 임명에 이르지 못하고 사퇴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민주당이 보고서 채택을 밀어붙인 지 이틀 만에 후보자가 물러났다는 점에서 여권의 인사 검증과 판단 과정에 의문이 제기된다.


사퇴 직후에는 김 의원을 둘러싼 추가 의혹도 불거졌다. KBS는 전날 김 의원의 전직 보좌진들이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탄원서에는 과거 성추행 의혹과 이를 무마하는 과정, 추가 음주운전 의혹, 음주 후 보좌진에 대한 욕설·폭언 의혹, 기존 신약 로비 의혹 외 추가 청탁 의혹 등이 담겼다.


이에 김 의원 측은 "청와대로부터 연락받은 사실이 없고 제출됐는지도 알지 못한다"며 "탄원서 소문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역시 인사와 관련된 사안이라며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사퇴 이후에도 엄호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았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고뇌에 찬 결정을 존중한다"며 "국정에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는 후보자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오히려 김 의원의 의혹을 제기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겨냥해 수사기록 유출 의혹 등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인 서영교 법사위원장도 김 의원의 사퇴에 대해 "결단을 존중한다"면서도 "김 의원에 대한 조작·표적수사, 그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권의 대응과 민심 사이에 간극이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15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한 반대는 52.1%로 찬성 25.1%보다 27.0%p 높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반대 여론이 거센 후보자를 무리하게 임명하려고 하다가 결국 후폭풍을 맞은 것"이라며 "민주당에선 김 의원을 두고 '잘된 인사'라며 치켜세우기까지 했는데 결국 논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진 사퇴하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정 지지율 하락 속에서도 김 의원에 대해 무조건적인 엄호만 하던 민주당은 더 큰 고비를 맞이할 수 있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의원 낙마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사람은 김민석 대표"라며 "집권여당의 대표 인식이 민심과 얼마나 동떨어졌는가를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권당 대표의 발언은 당 전체의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진중할 필요가 있었지만 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만 바라본 채 민심에 이반하는 발언을 해왔다"며 "바닥 민심을 청취해 정부와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집권당 대표가 대통령의 '예쓰맨'을 자처하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니 김 대표의 리더십이 조만간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 의원의 사퇴로 이재명 정부 8·30 개각에서는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 낙마자가 나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현역 국회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의 낙마는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전 후보자에 이어 세 번째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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