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투기엔 원칙 대응…관행적 임대차·불법 전용은 정비 기회
입력 2026.09.21 08:57
수정 2026.09.21 08:57
전수조사 기본조사 마치고 현장 심층조사…결과는 미확정
임대차 특별 정비기간 11월 15일까지 연장…농지은행 위탁 허용
불법 전용 사후 추인 위한 특별조치법 제정·농지법 개정 추진
정부는 농지 전수조사를 통해 투기 목적 취득과 농업진흥지역의 중대한 불법 전용이 확인된 농지는 처분하고, 관행 임대차 등은 자진 정비와 농지은행 위탁 기회를 주기로 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정부와 여당이 농지 전수조사에서 투기성 취득과 농업진흥지역의 중대한 불법 전용이 확인되면 농지법에 따라 처분하기로 했다. 반면 상속·고령농 농지와 농촌의 관행적 임대차에는 자진 정비와 농지은행 위탁 기회를 준다. 경미한 불법 전용을 사후 추인하기 위한 특별조치법 제정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농지 전수조사 추진 상황과 향후 조치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지 전수조사는 행정정보와 항공사진을 활용한 기본조사를 마쳤다. 지난 8월부터 현장 확인 중심의 심층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전수조사로 실제 영농 의사 없이 시세차익이나 개발이익을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소유한 행위는 농지법에 따라 조치한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 영농계획을 제출해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한 사례가 처분 대상이다. 농업법인 명의로 농지를 취득해 부동산업을 하거나 경매로 농지 지분만 공유 취득한 뒤 불법 임대하는 사례도 포함된다.
또한 농업진흥지역의 농지를 야적장이나 야영장 등 비농업용 시설로 바꿔 사용한 경우에는 원상회복명령 등을 부과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투기 행위가 농업인의 농지 접근성과 안정적인 영농을 저해하고 가격을 왜곡한다고 보고, 전수조사에서 적발되면 처분명령 등을 내릴 방침이다.
반면 투기 목적이 없는 농지에는 자진 정비 기회를 먼저 준다. 휴경이나 임대차 위반이 확인되면 직접 경작하거나 농지법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임대해 위반을 해소할 수 있다. 기간 안에 정비하기 어려우면 농지은행에 임대나 관리를 위탁하는 방식으로 처분 의무 부과를 유예한다.
이와 함께 농업인끼리 농지를 바꿔 경작하거나 한 명의 임차인이 마을 농지를 모아 경작하는 관행적 임대차도 농지은행에 맡기면 처분을 유예할 계획이다.
미등기 상속 농지는 행정청이 대리 경작자를 지정하거나 재산세 납부자 등이 대표로 농지은행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공유 농지도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지분 과반을 가진 공유자의 동의로 임대 위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임대차 특별 정비기간은 11월 15일까지 연장한다. 소유한 지 3년이 지난 농지를 조사 기간 안에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보완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임대차 위반으로 보지 않을 예정이다.
농업진흥지역 훼손 등 중대한 사항을 제외한 불법 전용 농지에는 사후 양성화 기회를 준다. 적법한 신고·허가 절차를 거쳤다면 설치할 수 있었던 농업용·공공시설 등은 사후 전용을 신청해 요건 심사와 농지보전부담금 부과를 거친 뒤 합법 상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다만 비닐하우스나 버섯재배사로 신고한 뒤 식당을 운영하거나 태양광발전에만 사용하는 등 위반 의도가 명백한 시설은 본래 용도로 고치도록 자진 정비기간을 부여한다.
당정은 처분 유예와 사후 전용 추인의 대상·절차를 담은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 이어 농촌 현실과 농지제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농지법 개정과 농지 매입·농지연금 예산 증액도 검토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그간 현장에서 많은 농업인들의 의견을 들었고, 농지 전수조사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결과로 나타나기를 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사후 조치 방안을 마련했다”며 “오늘 발표 이후에도 현장 의견 수렴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어 “농지 전수조사는 우리 농지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농지제도를 현실에 맞게 바꿔 농업·농촌을 활성화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선의의 농업인·국민들에게는 불이익·불편이 없도록 조치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불안해하지 말고 조사원들에게 적극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