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현금·늘어나는 빚투…개미 자금 '양극화'
입력 2026.09.21 07:01
수정 2026.09.21 07:01
예탁금 고점 대비 33% 급감
신용융자는 다시 33조원대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4일 139조6948억원에서 지난 17일 97조4938억원으로 감소했다.ⓒ연합뉴스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 자금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이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빚까지 내 주식을 사들인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4일 139조6948억원에서 이달 17일 97조4938억원으로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 아직 찾아가지 않은 자금이다.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어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린다. 예탁금은 올해 초부터 증시 상승세를 타고 빠르게 불어났다.
올 1월 평균 94조500억원 수준이던 예탁금은 3월 119조6200억원, 5월 130조440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 6월 4일에는 139조6948억원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대신 예·적금이나 미국 주식 등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예탁금 월평균은 7월 109조6500억원으로 내려온 뒤 8월 102조600억원, 이달 17일까지 100조7300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93조5500억원까지 떨어졌다. 6월 연중 최고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46조1448억원, 33.0%가 빠진 셈이다.
월평균으로 봐도 감소세는 뚜렷하다.
월평균 예탁금은 지난 5월 130조4400억원에서 이달 17일까지 100조7300억원으로 약 29조7000억원(22.8%) 감소했다.
반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는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8월 월평균 30조9400억원에서 같은 기간 32조9700억원으로 한 달 새 약 2조원 늘었다.
지난 17일 기준 잔고는 33조730억원에 달한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초단기 빚투로 불리는 미수거래도 다시 1조원 안팎으로 불어났다. 17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136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 자금의 저변은 얇아지는데 일부 투자자는 빚까지 내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증시가 다시 흔들릴 경우 신용으로 주식을 산 투자자를 중심으로 반대매매가 나오면서 주가 하락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예탁금 감소는 증시에 새로 들어올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이전보다 줄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대기자금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용융자가 다시 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자기자본보다 빚에 의존해 투자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용잔고가 높은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손실을 견디지 못한 투자자의 반대매매가 늘어나면서 주가 하락폭을 키울 수 있다"며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신용을 과도하게 활용한 추격 매수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