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체제’ 소란, 신곡으로 채워가는 빈자리 [현장]
입력 2026.09.18 15:07
수정 2026.09.18 15:08
고영배 홀로 전환 후 첫 EP ‘레이어’ 발매
타이틀곡 ‘이별직전’, 박우상과 두 번째 협업
“혼자만의 세트리스트 쌓아가고 싶었다”…11월 콘서트 예정
밴드 소란(SORAN)이 고영배 1인 체제로 쌓아온 변화를 새 EP ‘레이어’(Layer)에 담았다. 멤버들의 빈자리를 느낄 팬들을 위해 신곡 발표를 이어온 고영배는 소란의 이름 아래 새로운 협업과 장르를 시도하며 활동의 폭을 넓혔다.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 사옥에서 소란의 새 EP ‘레이어’ 발매를 앞두고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번 앨범은 소란이 고영배 1인 체제로 전환한 뒤 처음 발매하는 EP다.
고영배는 올해 부지런히 신곡을 선보인 이유로 팬들을 향한 마음을 꼽았다. 그는 “인원이 줄었기 때문에 있던 게 없어졌다는 상실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더 이상 허전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다”며 “가장 좋은 건 발매라고 생각했다. 체제가 바뀌면서 나태해지기 싫다는 마음도 있었고 레이블도 공감하고 지원해줘서 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영배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혼자가 된 뒤에는 무대에 오르는 방식부터 달라졌다. 그는 “15년 동안 ‘저희는 밴드 소란입니다’라고 했는데 ‘저는 소란입니다’라고 하는 게 낯설다”며 예전처럼 즉흥적으로 공연을 결정하기보다 함께할 연주자들의 일정을 미리 조율해야 하는 점도 변화로 짚었다. 그러면서 “부지런히 살았고 목표한 대로 미니앨범까지 왔으니 약속을 지켜 다행이라는 생각”이라고 돌아봤다.
앨범명 ‘레이어’에는 이 변화 속에서도 소란의 시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담았다. 고영배는 “소란이라는 이름을 계속 가지고 가기로 한 이상 지금까지 쌓아온 것과 앞으로 쌓아갈 것들이 머릿속에 있었다”며 제목을 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선공개한 곡들은 새로운 협업의 결과물이다. 2월 발표한 ‘사과 하나를 그려’는 모노트리 황현과 작업했고, 5월 공개한 ‘세리머니’(ceremony)는 일본 밴드 어썸 시티 클럽의 곡을 리메이크해 아이들(i-dle) 미연과 호흡을 맞췄다. 공연에서 선보여온 ‘인사’(Hello)는 피아노와 목소리에 집중한 편곡으로 이번 앨범에 실었다.
타이틀곡 ‘이별직전’은 지난해 ‘사랑한 마음엔 죄가 없다’를 함께 만든 작곡가 박우상과의 두 번째 협업곡이다. 이별을 앞두고 조금만 더 곁에 머물러 달라는 마음을 록 사운드의 발라드로 풀었다. 고영배는 “가을에 나올 노래인 만큼 새로운 층을 쌓고 싶었고 발라드로 접근하고 싶었다”며 “생각보다 록 사운드가 강하게 나왔지만 그동안 많이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고영배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기존 곡 ‘고백직전’과의 연결점도 있다. 고백을 앞두고 마주 선 두 사람의 모습이 이번에는 이별을 앞둔 장면으로 이어진다. 다만 작업 과정은 전작과 달랐다. 그는 “‘사랑한 마음엔 죄가 없다’는 작업이 빨랐는데 이번에는 오래 걸렸다”며 “서로 기대감이 높아진 건지 수정도 많이 했고, 아예 엎을 뻔할 정도로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작의 반응에는 보컬 챌린지도 힘을 보탰다. 고영배는 “당시 59팀과 챌린지를 진행했는데, 아일릿(ILLIT) 원희의 영상이 화제가 된 뒤 여러 가수의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플레이브(PLAVE) 은호의 영상에는 지금도 댓글이 달린다며 참여한 가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번에도 보컬 챌린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러나 활동의 목표를 전작의 성적에만 두지는 않았다. 고영배는 “올해는 혼자니까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며 “싱글을 낼 때도 혼자만의 세트리스트를 쌓아가자는 의미가 컸다. 좋은 성적을 위해 열심히 하겠지만 무조건 ‘사랑한 마음엔 죄가 없다’를 이기자는 거창한 목표는 없다”고 말했다.
소란의 ‘레이어’는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 고영배는 오는 11월 예정된 겨울 콘서트를 준비하며 팬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