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에 도로 끊기자 이번엔 '가스 대란'…빈 가스통 들고 장사진
입력 2026.09.17 12:00
수정 2026.09.17 12:02
수도 카트만두 곳곳서 가스 구하려 몇 시간씩 줄 서
홍수·산사태로 주요 도로 막혀…가스 운반 차량 발 묶여
전기도 부족한데 취사용 연료까지…대홍수 후유증 장기화
15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주민들이 액화석유가스(LPG)를 공급받기 위해 가스통을 길게 세워두고 기다리고 있다. ⓒ카트만두 포스트 홈페이지 캡
대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네팔에서 이번에는 '가스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홍수와 산사태로 주요 도로가 끊기면서 수도 카트만두로 들어오는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주민들은 빈 가스통을 들고 판매소 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고 있다.
16일(현지시간)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카트만두에서는 최근 가스를 구하지 못하는 가정이 속출하고 있다. 네팔은 한국처럼 도시가스 배관이 널리 깔려 있지 않아 상당수 가정이 가스통을 사서 요리한다. 가스통 하나를 구하지 못하면 당장 음식을 만들기 어려운 구조다. 일부 주민은 판매소에 가스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몰려들어 오랜 시간 기다리고 있다. 식당들도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스 부족이 심해진 직접적인 원인은 도로다. 지난달 26일 대홍수 이후 카트만두와 네팔 남부를 연결하는 프리트비 고속도로 곳곳이 파손됐다. 특히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약 83㎞ 떨어진 크리슈나 비르 구간이 산사태로 막히면서 가스를 실은 차량들이 먼 길로 돌아가야 했다. 이 도로는 카트만두에 연료와 생필품을 공급하는 핵심 통로다.
정부는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네팔석유공사(NOC)는 지난 9일 하루에만 카트만두로 가스통 5만 3469개를 보냈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부족 현상은 계속됐다. 정부가 다른 회사의 가스통도 교환할 수 있도록 지시했지만 업체들이 안전과 법적 문제를 이유로 난색을 보이면서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네팔은 전력난까지 겪고 있다. 이번 홍수로 수력발전소 12곳 이상이 휩쓸렸고 네팔은 전력 수출을 중단한 뒤 인도에서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 인도는 네팔에 올해 말까지 하루 최대 18시간, 654MW의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 전기에 이어 요리에 필요한 가스까지 부족해지면서 대홍수 피해가 주민들의 일상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