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트론, '제형 기술' 앞세워 기술수출·CDMO까지 사업모델 확대
입력 2026.09.15 16:24
수정 2026.09.15 16:30
식약처 허가 후 연내 자체 비만약 1상 투악 목표
'900억' 오송 공장 베팅 미래 빅파마 협업 고려
펩트론 신공장 조감도 ⓒ펩트론
펩트론이 '월 1회' 장기지속형 의약품 제형 기술을 앞세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제형 플랫폼 기술의 기술수출(L/O)만 고려하지 않는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업은 물론 자체 비만 치료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도 힘쓴다. 최근에는 공장 증설이라는 승부수도 던졌다. 기술수출 여부에 흔들리지 않는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펩트론은 올해 안에 비만 치료 신약 후보물질 'PT403'의 임상 1상 시험대상자 투약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단계다. 식약처 승인이 끝나면 충남대학교병원과 협의해 피험자 모집에 나서게 된다.
PT403은 특허 만료를 앞둔 위고비 성분 '세마글루타이드'에 자체 약물 전달 시스템(DDS) '스마트 데포'를 더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경쟁력은 스마트 데포로 구현해낸 월 1회 투약 주기다. 스마트 데포는 약물을 마이크로 단위의 생분해성 알갱이(미립구)에 가둬 천천히 체내에 흡수되도록 한다.
미립구 플랫폼의 경쟁력은 균일한 약물 알갱이 크기에서 나온다. 그래야만 약물의 체내 방출 속도를 설계하고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펩트론은 약물 알갱이를 만들 때 고주파 진동(초음파)를 활용한다. 노즐 형식의 통상적인 분무 건조와 달리 마찰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물 알갱이의 크기를 조절하기 쉽다.
이미 상업화 이력도 있다. 펩트론은 스마트 데포를 활용해 일본 다케다약품공업의 전립선암 치료제 루프린의 제네릭(복제약) '루프원'을 만들었다. 루프원은 지난해 7월 식약처 품목허가 승인을 받은 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공장에서 만들어 파는 데까지 성공한 것이다.
'비만약'을 개발하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펩트론에 손을 내민 이유다. 펩트론은 2024년부터 '마운자로' 개발사인 일라이 릴리와 함께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해 왔다. 신약 개발 과정에 스마트데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연구 계약은 내달 7일 끝난다. 다만 펩트론은 계약 만료 시점이 기술수출을 결정짓는 기한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펩트론 관계자는 “다음 달 7일은 공동 연구계약의 기본 기간이 끝나는 시점일 뿐 기술수출 본계약의 체결 기한은 아니다”라며 “공동 연구와 상업 계약은 별개인 만큼 계약이 끝난 뒤에도 협의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펩트론 '스마트 데포'의 생산 구조 ⓒ펩트론
보수적인 입장은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확립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기인한다. 펩트론은 기술수출 한 건에만 기대지 않는다. 제형 플랫폼 기술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어 납품하는 위탁개발생산(CDMO)까지 겨냥한다. 제형 설계부터 완제 의약품 생산까지 도맡겠다는 구상이다. 펩트론이 약 890억원을 들여 충북 오송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기존 오송 제1공장은 루프원 상업 생산과 자체 R&D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임상을 위해 운영돼 왔다. 향후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업을 위해 별도의 생산 라인 확보에 나선 것이다. 제2공장을 월 1회 이상 장기지속형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등 대사질환 치료제의 임상 및 상업화 생산 거점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공장 증설에 필요한 자금은 중장기적으로 쌓아뒀다. 펩트론은 2024년 유상증자를 실시한 뒤 지난해 교환사채(CB)도 발행했다. 당시 확보한 유동성의 일부를 시설자금으로 배정해 둔 것이다. 여기에 현재 가용 가능한 현금성 자산도 270억원 수준이다.
펩트론 관계자는 “제2공장은 글로벌 기술이전과 위탁개발생산(CDMO), 월 1회 이상 장기지속형 GLP-1 치료제의 임상·상업화 생산까지 대응할 수 있는 대규모 글로벌 생산기지”라며 “향후 글로벌 사업 확대에 필요한 상업생산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말까지 펩트론은 글로벌 무대에서 고객사 유치에 적극 나선다. 참석이 예고된 글로벌 박람회만 여러 건이다. 펩트론은 오는 10월 열리는 '국제의약품박람회(CPHI) 2026 밀라노와 '바이오재팬'에 참가할 예정이다.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 기회를 넓히는 차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