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해군호텔 예식장 운영업체, 국가 상대 계약해지 소송 승소
입력 2026.09.14 13:22
수정 2026.09.14 13:24
법원 "회계 문제, 즉시해지 사유 아냐"
국가가 주장한 해지사유 모두 불인정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뉴시스
국방부 소속 국방시설본부가 회계 부정 등을 이유로 서울해군호텔 예식장 운영업체에 통보한 위탁계약 해지는 무효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호성호)는 서울 영등포구 서울해군호텔 예식장을 위탁 운영하는 A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해지통보 무효확인 소송에서 지난 7월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군 시설의 건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국방시설본부는 지난해 정기감사 결과 계약 즉시해지 요건이 충족됐다며 A사에 호텔 관리위탁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퇴거를 요청했다.
국가 측은 A사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영업운영비 1억1640여만원 가운데 5870여만원을 가족·지인 식사비와 택시비, 개인차량 주유비 등으로 사용하고, 납품업체 절삭금(할인분)을 매입원가에서 차감하지 않은 채 비용을 청구했다고 봤다. 또 협력업체를 무단으로 영업시킨 점도 해지사유로 제시했다.
이에 A사는 각 해지사유가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일부 문제가 인정되더라도 고의적인 위법행위가 아닌 만큼 계약을 즉시 해지하는 것은 비례원칙에 반한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사의 일부 영업운영비 지출이 사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이를 곧바로 계약 즉시해지 사유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영업운영비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집행되는 비용으로 그 적정성을 비용 항목의 명칭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일부 지출이 사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평가되더라도 계약 관계를 즉시 종료시킬 정도의 '고의적인 부정행위' 또는 '회계 처리상 횡령 및 유용 등 중대한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A사가 일부 비용을 가족·지인 식사비 등으로 지출한 사실과 관련해서도 허위 영수증을 제출하는 등의 적극적인 은폐 행위가 없었고, 관련 사기 혐의로 고발된 사건에서도 경찰이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특히 국방시설본부가 그동안 영업운영비의 목적 외 사용이 발견될 경우 환수나 시정 요구 방식으로 계약을 운영해왔다며, 같은 유형의 사안을 곧바로 계약 즉시해지 사유로 보는 것은 계약 운영 관행과 비례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납품업체에 거래대금을 지급하면서 10만원 미만의 절삭금을 차감하지 않은 부분 역시 해지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계처리의 적정성에 관한 문제일 수는 있어도 계약상 해지사유로 예정된 '고의적 부정행위' 또는 '횡령·유용'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짚었다.
협력업체가 호텔에서 드레스와 미용 등 부대서비스를 제공한 데 대해서도 웨딩홀 운영 특성상 예식과 연계된 서비스가 인접 공간에서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A사의 관리·통제 아래 이뤄진 부수적·보조적 이용에 불과하다고 봤다.
A사가 실제 협력업체 실소유자이면서 매출 분배를 회피하기 위해 협력업체를 내세웠다는 국가 측 주장에 대해서도 해당 사유는 당초 해지통보에 포함되지 않았고 제출된 증거만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