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2년 이상 금연 시 우울증 위험 34%↓"
입력 2026.09.11 15:33
수정 2026.09.11 15:34
서울성모·서울대병원, COPD 환자 5671명 장기 추적
중증 환자서 효과 더 뚜렷…우울증 발생 위험 약 60% 감소
“금연 상담과 정신건강 관리 병행 필요”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두장호 학생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가 진단 후 2년 이상 금연을 유지하면 흡연을 계속한 환자보다 우울증 발생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중증 환자에서는 장기 금연에 따른 위험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COPD는 흡연이나 미세먼지, 직업성 분진·가스 노출 등으로 기도가 좁아지고 폐포가 손상돼 공기 흐름이 제한되는 만성 호흡기질환이다.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 등이 주요 증상으로, 질환이 진행되면 일상생활에서도 숨이 차거나 급성 악화로 입원할 위험이 커진다. COPD 환자는 일반인보다 우울증 위험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과 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2003~2014년 새롭게 COPD를 진단받은 성인 5671명을 평균 8~9년간 추적했다. 이 기간 603명에서 우울증이 새롭게 발생했다.
연구팀은 환자를 COPD 진단 전후 흡연 상태에 따라 계속 흡연군, 진단 후 금연 기간이 2년 미만인 단기 금연군, 2년 이상인 장기 금연군, 비흡연군으로 나눠 우울증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2년 이상 금연을 유지한 장기 금연군의 우울증 발생 위험은 계속 흡연군보다 34% 낮았다. 장기 금연군에서는 579명 중 35명, 계속 흡연군에서는 1138명 중 114명에게 우울증이 발생했다. 반면 단기 금연군에서는 계속 흡연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중증 COPD 환자에서는 장기 금연에 따른 차이가 더욱 컸다. 2년 이상 금연한 중증 환자의 우울증 발생 위험은 계속 흡연한 환자보다 약 60%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장기간 금연을 유지하면서 니코틴의 영향을 받았던 신경전달물질과 스트레스 반응 체계가 회복되고 체내 염증이 감소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교수는 “COPD 진단은 환자에게 생활 습관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단순히 금연을 시도하는 것을 넘어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긍정적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현영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특히 중증 COPD 환자에서 금연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며 “COPD 환자 치료에서 금연 상담과 정신건강 관리를 병행하는 근거로 이번 연구가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Respiratory Medicine’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