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벗어난 르세라핌… 게임·지상파 예능 뚫은 ‘미국 현지화’ 셈법 [가요 뷰]
입력 2026.09.11 13:37
수정 2026.09.11 13:38
블리즈컨부터 AGT까지…케이팝 전용 무대 넘어 현지 일반 대중 및 게이머 타깃팅
르세라핌(LE SSERAFIM)이 미국 음악 페스티벌과 게임 축제, 현지 지상파 방송을 오가며 활동 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기존 케이팝(K-POP) 걸그룹들이 단독 콘서트와 대형 음악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글로벌 입지를 다진 것과는 또 다른 행보로, 이종 산업인 게임 지적재산권(IP)과의 직접적 연계 및 레거시 미디어 진입을 통해 타깃층을 넓히는 전략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게임 산업과의 장기적 협업이다. 11일 쏘스뮤직에 따르면 르세라핌은 오는 13일 게임 축제 ‘블리즈컨 2026’에 참석한다. 이날 오후 1시 발매되는 싱글 2집 타이틀곡 ‘메이드 마이 나이트’(Made My Night)의 뮤직비디오를 글로벌 게임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 ‘오버워치’와 공동 제작한 데 따른 연장선이다. 2023년 영어 싱글 ‘퍼펙트 나이트’(Perfect Night)에 이은 두 번째 협업이기도 하다.
이는 단발성 홍보 모델에 그치지 않고 서브컬처 및 게임 유저층을 케이팝 생태계로 흡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게임 유저가 캐릭터와 세계관에 보여주는 높은 충성도와 디지털 콘텐츠 소비 성향이 케이팝 팬덤의 활동 방식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르세라핌 ⓒ쏘스뮤직
미국 현지 플랫폼 진입 양상 역시 기존 진출 공식과 차이를 보인다. 르세라핌은 NBC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 ABC 연말 특집 ‘뉴 이어스 로킹 이브’, 라디오 네트워크 주최 ‘아이하트라디오 뮤직 페스티벌’ 등에 연이어 이름을 올렸다. 케이콘(KCON) 등 케이팝 팬덤이 결집하는 전문 행사나 MTV와 같은 음악 중심 채널 외에 현지 일반 대중이 소비하는 지상파 예능과 대중 라디오 매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방식을 택했다.
이 같은 행보는 케이팝 걸그룹의 해외 진출 모델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블랙핑크(BLACKPINK), 트와이스(TWICE) 등 영미권에서 입지를 다진 선배 그룹들이 대형 스타디움 투어와 음악 페스티벌을 통해 케이팝이라는 장르의 체급을 올려놓았다면, 4세대 그룹인 르세라핌은 이를 기반으로 현지 대중 매체와 이종 플랫폼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르세라핌 ⓒ쏘스뮤직
특정 팬덤 플랫폼에 갇히지 않고 글로벌 IP 및 현지 대중 미디어와의 결합을 모색하는 르세라핌의 방식이 케이팝 걸그룹의 새로운 비즈니스 확장 모델로 정착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