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세수 162조원 미래대응기금으로…KDI “명확한 운용 규칙 필요”
입력 2026.09.11 18:19
수정 2026.09.11 18:19
일시적 세수 증가 여부 객관적 검증 주문
독립적 성과평가·국회 통제로 투명성 확보
2027년 예산안 및 미래대응기금 토론회 단체. ⓒKDI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의 성패는 재원의 객관적인 검증과 명확한 적립·인출 규칙, 합리적인 사업 평가체계에 달려 있다고 제언했다. 기금 신설만으로 잠재성장률이나 재정건전성이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KDI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11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2027년 예산안 및 미래대응기금 토론회를 열고 기금 운용방안과 분야별 투자 방향을 논의했다.
이태석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기금을 만든다고 해서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저절로 높아지거나 나라 살림이 저절로 튼튼해지는 것은 아니다”며 “기금 설치·운영 성과는 독립적인 재원 검증과 명확한 적립·인출 규칙, 합리적인 사업 평가체계를 얼마나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KDI는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세수 증가가 업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일시적인 증가분과 추세적인 증가분을 구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올해 7월 정부가 전망한 2026년 명목성장률은 12.3%로 1996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다. 내년도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추가경정예산 415조4000억원보다 40.7% 많다.
미래대응기금에 적립되는 162조3000억원 전부가 신규 지출이나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도 짚었다. 정부는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을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투입하고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104조4000억원은 세수 결손 등에 대응할 여유자금으로 운용한다.
KDI는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재원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기금 출연을 위한 차입은 금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목별 세수 전망과 민감도를 공개해 불확실한 재원이 고정 지출로 굳어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금 운용에서는 안정화·투자·채무관리 기능별 규칙을 분리하고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공통된 사업 심사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위기 대응을 위한 최소 유동성을 우선 확보한 뒤 재정 상황에 따라 채무 위험 완화와 성장 투자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국회의 통제도 보완 과제로 제시됐다. 기금의 중대한 목적 변경이나 계정 간 자금 이전은 국회 승인을 받도록 하고 부채와 금융자산, 운용 비용, 다년도 성과를 통합 공시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 부장은 “평소보다 더 걷힌 일시적 세수를 객관적으로 검증한 뒤 성장 투자와 재정 안정화, 국가채무 관리에 합리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며 “기금 운용의 책임성과 효율성을 함께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