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견조한 경기회복 지속”…중동전쟁·고유가는 복병
입력 2026.09.11 10:20
수정 2026.09.11 10:21
재경부, 9월 최근 경제동향 분석 발표
수출 68.7%·설비투자 7.5% 증가
소매판매 2.4%·서비스업 1.3% 감소
물가 3.1% 상승·취약부문 고용 부진
임홍기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6년 9월 최근 경제 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 수준이 빠른 회복을 거쳐 한 단계 올라선 뒤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민생 여건에는 부담 요인이 남아 있다. 소매판매와 소비심리가 하락했고 제조업·건설업의 고용 부진도 계속됐다. 중동지역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11일 발표한 2026년 9월 최근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 증가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는 등 견조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수출·투자 호조에 경기지수도 동반 상승
8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68.7% 증가한 98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44억7000만달러로 72.5% 늘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컴퓨터, 화장품, 이차전지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20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14개 품목이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 아세안 수출이 늘었다.
수출 증가세는 이달 들어 더 확대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1∼10일 수출과 일평균 수출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82.6%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7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면서 전월보다 7.5%, 전년 동월보다 24.9%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다.
7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9%로 0.2%p 상승했다.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8p, 향후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p 올랐다.
고용지표도 개선됐다. 8월 취업자 수는 2915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만4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7월 10만8000명에서 7만6000명 확대됐다.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세가 이어졌고 상용직 증가 폭도 커졌다. 실업률은 지난해와 같은 2.0%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정체됐던 경제가 2025년 2분기 이후 빠르게 회복하면서 국내총생산(GDP)과 주요 경제지표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현재는 높아진 경제 수준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소비·서비스업 부진…고유가·취약고용 민생 압박
반면 상품 소비는 감소했다. 7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4%, 전년 동월보다 0.8% 줄었다. 내구재 판매가 7.7% 감소했고 준내구재와 비내구재도 각각 1.4%, 0.1% 줄었다. 승용차 판매는 전월보다 11.1% 감소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4.5로 전월보다 2.3p 하락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도 전년 동월보다 28.3%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파업으로 7∼8월 월 생산량이 3만∼4만대가량 줄면서 출하가 지연된 영향이 반영됐다.
서비스업과 건설업 생산도 부진했다. 7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건설업 생산은 1.1%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 수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물가 상승 폭은 확대됐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1% 올라 7월 상승률 2.8%를 웃돌았다. 지난해 8월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비 반값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생활물가지수는 3.2% 상승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3.4%,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는 3.1%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농산물 가격 하락과 축·수산물 상승세 둔화로 2.6%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교착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등으로 상승했다. 주요 국제유가는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임홍기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국제유가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최근 커지고 있다”며 “대외 부문은 정부도 좀 더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