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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시정명령 심사 중 자료 삭제…직원 3명 적발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9.10 12:00
수정 2026.09.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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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제주 공급좌석 90%→70% 완화 요청엔 기각 의견

중동 전쟁 이유 전체 노선 의무 면제 요구…수요 위축 인정 안 돼

ⓒ대한항공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라 부과된 시정명령을 완화해달라는 요청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관련 파일과 이메일을 삭제한 사실이 적발됐다. 대한항공과 직원 3명에 대해서는 조사방해 혐의로 고발 의견이 제시됐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5개 항공사는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5개사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기업결합 시정명령을 적용받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는 국내·국제선 40개 노선에 경쟁 제한 우려에 따른 시정조치가 부과됐다. 해당 노선의 연간 공급좌석은 2019년의 90% 미만으로 줄일 수 없다. 2019년 대비 물가상승분을 넘어선 항공운임 인상과 주요 상품·서비스의 불리한 변경도 제한된다.


5개사는 청주~제주 노선에 외부적 요인에 따른 불가피한 사정변경이 발생했다며 공급좌석 유지 기준을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2019년 공급좌석의 90% 이상을 유지해야 하지만 70% 이상만 유지해도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해달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시정명령이 최종 확정된 2024년 12월24일 이후 의무 이행을 어렵게 할 새로운 사정변경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청주~제주 노선의 시정명령 변경 요청에는 기각 의견이 제시됐다.


조사방해 혐의는 이 변경 요청 건을 살펴보기 위한 현장조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지난 2월2일부터 6일까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현장조사가 진행됐다. 5개사의 공동 요청 가운데 대한항공 본사를 현장조사한 구체적인 이유는 이번 자료에 제시되지 않았다.


현장조사 기간 대한항공 직원 3명은 2월2일부터 4일까지 조사 대상 사건과 관련된 업무용 전산파일과 이메일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행위가 자료 폐기를 통한 조사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대한항공과 직원 3명을 각각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공정거래법상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하거나 접근을 거부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사를 방해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5개 항공사는 중동 전쟁을 이유로 시정명령 대상 전체 노선의 올해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면제하거나 완화해달라는 요청도 냈다. 유가·환율 급등 등 외부 요인으로 항공여객 수요가 위축됐다는 이유다.


그러나 발권 내역을 바탕으로 올해 노선별 항공여객 수요를 추정한 결과 전 노선에 걸친 전반적인 수요 위축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정명령을 변경해야 할 정도의 중대하거나 불가피한 사정변경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 요청에도 기각 의견이 제시됐다.


이번 3건은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사안은 아니다. 향후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 의견진술 등의 절차를 거쳐 전원회의에서 최종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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