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산정도 가입주체도 제각각…전세시장 흔드는 ‘엇갈린 기준’
입력 2026.09.10 07:00
수정 2026.09.10 07:00
같은 주택인데 보증상품 따라 가입 여부 엇갈려
다가구 공시가격 적용비율 50%p 차이
임대인들 “주택가격·담보인정 기준 일원화해야”
서울 빌라와 아파트 단지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임대차 시장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임대보증금보증 가입 기준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두 보증 모두 임차인의 보증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가입 대상과 주택가격 산정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면서 시장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전세반환보증의 주택가격 산정 방식을 임대보증금보증과 동일하게 조정하면 보증 가입 가능 범위가 넓어져 임차인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한국임대인연합에 따르면 연합은 최근 HUG에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임대보증금보증의 주택가격 산정 방식과 담보인정 기준 등 가입 기준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보증금보증은 등록임대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상품이다. 전세반환보증은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별도로 신청해 가입할 수 있다.
두 보증 모두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한 안전장치다. 보증사고가 발생하면 HUG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대신 지급하고 임대인에게 구상권 등을 행사해 이를 회수한다.
문제는 유사한 역할을 하는 두 보증의 가입 대상과 심사 기준이 달라 동일한 주택도 상품에 따라 가입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임차인이 가입하는 전세반환보증은 상대적으로 엄격한 주택가격 산정 기준을 적용한다. 오피스텔은 기준시가, 연립·다세대주택은 공동주택 공시가격, 단독·다중·다가구주택은 개별단독주택가격에 각각 140%를 곱해 주택가격을 산정한다.
반면 임대보증금보증은 오피스텔의 경우 국세청 기준시가에 120%를 곱한 값을, 연립·다세대주택과 단독·다중·다가구주택에는 공시가격의 각각 145%, 190%를 곱한 값을 주택가격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산정 방식이, 나머지 주택 유형은 임대보증금보증의 산정 방식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HUG 관계자는 “통상 전세반환보증 규제가 강화되면 임대보증금보증 규제가 시차를 두고 강화된다”며 “임대보증금보증은 등록임대사업자들이 모두 의무 가입해야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가입 기준을 갑자기 강화할 경우 다수의 임대인들이 임대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은 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다. 산정된 주택가격에 담보인정비율 90%를 곱한 금액이 선순위채권과 다른 임차인의 선순위 보증금, 보증 가입을 신청한 임차인의 보증금을 합한 금액보다 커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이 다르게 산정되면서 임대보증금보증에는 가입할 수 있지만 전세반환보증에는 가입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연계되는 전세대출보증 이용도 어려워져 임차인의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물건과 리스크는 동일한데 제도에 따라 보호받는 기준이 달라진다면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며 “청년 등 임차인으로써는 이 같은 제도상 차이를 알기 쉽지 않아 계약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증 가입 시 선순위채권과 다수 임차인의 보증금까지 고려해야 하는 다가구주택은 제도에 따른 주택가격 산정액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5억원인 다가구주택은 임대보증금보증에서 주택가격이 9억5000만원으로 산정되지만 전세반환보증 기준을 적용하면 7억원으로 평가된다.
강희창 한국임대인연합회장은 “동일 주택에 서로 다른 가입 기준을 적용하면서 임대보증금보증에 가입한 주택도 임차인의 전세대출이 막히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같은 주택과 같은 위험에는 일관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차인 보호를 위해서라도 보증기능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