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핵심광물 자립’ 줄줄이 좌초 위기…"돈이 없어 못한다"
입력 2026.09.09 12:00
수정 2026.09.09 14:31
EU 전략 프로젝트 60곳 중 23곳 “긴급 지원” 호소
1조원 지원책에도 자금 집행 더뎌…프랑스 리튬업체는 파산
美는 약 55조원 쏟아부어…中 의존 탈피 계획 ‘빨간불’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 ⓒ신화/뉴시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핵심광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해 온 ‘핵심원자재 자립’ 전략이 자금난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핵심원자재법(CRMA)에 따라 전략 프로젝트로 지정된 60곳 가운데 23곳은 지난달 공동으로 ‘긴급 행동 촉구문’을 내고 EU에 신속한 금융 지원을 요구했다. 이들은 자금 조달과 판로 확보, 인허가 절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부 사업은 존폐 기로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EU가 선정한 전략 프로젝트는 역내 47곳과 해외 13곳이다.
사업이 무산된 사례도 나왔다. 프랑스 리튬 정제업체 비리디안 리튬은 기대했던 EU 지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결국 사업을 중단했다. EU는 현재 약 17억 유로(약 2조 8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 체계를 마련했지만, 업체들은 실제 자금 집행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고 지적한다. 반면 미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사업에 약 400억 달러(약 55조원)를 승인하며 투자 규모에서 EU를 크게 앞서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역내 핵심원자재 연간 소비량의 10%를 자체 채굴하고 40%를 가공하며 25%를 재활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희토류와 리튬 등 전략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EU가 사용하는 희토류 영구자석의 90% 이상이 현재 중국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립의 선봉에 세운 프로젝트들조차 자금 부족으로 흔들리면서 목표 달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프로젝트 업체들은 EU 집행위원회와 최근 지원 방안을 논의해 일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당장 필요한 유동성 공급책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